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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며 씁쓸한 성적을 누적했던 배우 설경구가 범죄 스릴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 그린피쉬 제작)을 통해 마침내 부활 신호탄을 쏘았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 집계에 따르면 '살인자의 기억법'은 지난 11일 12만612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의 누적 관객수는 131만766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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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살인자의 기억법' 속 김병수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기억과 망상을 오가며 무너져가는 남자의 혼란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분장 대신 10kg 이상을 감량, 그야말로 말라 비틀어질 것 같은 건조한 김병수를 빚어냈다. 김병수 그 자체가 된 설경구. 원작자인 김영하 작가는 물론 책을 읽었던 관객 역시 설경구가 만든 김병수의 싱크로율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흠잡을 데 없는 명연기까지 더한 설경구는 '살인자의 기억법' 흥행에 힘을 실었다.
사실상 설경구는 영화 '소원'(13, 이준익 감독)을 끝으로 관객으로부터 호평은 물론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해 늘 아쉬움을 남겨야만 했다. '나의 독재자'(14, 이해준 감독) '서부전선'(15, 천성일 감독) '루시드 드림'(16, 김준성 감독), 그리고 지난 5월 개봉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까지 영화 만듦새도 만듦새지만 예상치 못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흥행 고전을 면치 못한 것. 영화계에서는 그를 두고 '지독하게 운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연기 외적인 풍파에 시달렸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좌절하기도, 자책하기도 했던 설경구는 최근까지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고. 이런 그에게 돌파구가 된 작품이 바로 '살인자의 기억법'이었다. '살인자의 기억법' 속 극한 변신을 통해 연기 열정을 불태운 설경구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과거의 모습처럼 완벽히 부활했고 관객 역시 '갓경구'의 재림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전 5기 끝에 거머쥔 설경구의 흥행 기록. 마침내 설경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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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