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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진 추적 스릴러 영화 '반드시 잡는다'(김홍선 감독, AD406 제작). 전작 '기술자들'(14) 이후 '반드시 잡는다'로 3년 만에 컴백한 김홍선(41)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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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들' 이후 차기작으로 '브로커'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러 상황상 홀딩 됐어요. 평소 제작사 AD406 차지현 대표랑 친분이 있는데 차 대표가 '반드시 잡는다'를 제안하더라고요. 당시엔 시나리오가 완성이 안 된 상황이었고 그래서 원작만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았죠. 상업영화인데 중년 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가 여러모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소위 말해 남의 돈 가지고 예술을 할 수 없잖아요.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장르적으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지점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차기작으로 선택했죠. 어떻게 보면 중년 배우 주연의 영화, 완성되지 않은 감독과 제작진으로 구성된 작품이었는데 투자까지 성공하면서 신기할 정도로 합이 잘 맞았던 작품이 됐어요. 제 작품 중 가장 순조롭게 진행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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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의 고백처럼 초반 '반드시 잡는다'는 상업영화로서 여러모로 부담이 있는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70세 백윤식, 50세 성동일, 57세 천호진, 53세 배종옥 등 충무로를 호령하는 '연기 신(神)' '베테랑'으로 불리는 연륜과 내공을 가진 '대배우'가 총출동했지만 일각에서는 스타가 없는 상업영화로 우려를 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탄탄한 연출을 자랑하는 제작진, 믿고 보는 연기력이 어우러진 충무로 어벤져스 '반드시 잡는다'는 웰메이드 추적 스릴러로 완성됐고 이러한 요소들은 '반드시 잡는다'가 기존 추적 스릴러와 결을 달리하는 이유로 거듭나게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이번 작품에서는 '대배우' 선생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백윤식 선생님부터 성동일 선배까지 이들을 두고 왜 '대배우'라고 부르는지 알게 됐던 현장이죠. 감독은 현장에서 때로는 고집을 피우기도 하고 디렉션을 전하기도 하는데 이런 걸 절대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죠. 감독을 믿고 신뢰한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어요. 덕분에 저도 편안하게 연출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요. 감독 입장에서는 희열을 느끼는 대목이에요. 감독을 편안하게 해주는 배우들을 만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감독이 배우의 역량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들이 감독의 숨겨진 역량을 끄집어내는 것도 좋거든요. 제 연출 관이 변화될 정도로 굉장히 가치 있는 작품이었어요. 하하."
김홍선 감독에겐 영광을 넘어 가치 있었던 작업이었던 '반드시 잡는다'. 특히 그는 '반드시 잡는다'의 클라이맥스라고 꼽히는 우중 액션신에 대한 잊지 못할 경험을 털어놓으며 다시 한번 '대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을 전했다.
"'반드시 잡는다'에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인 우중 액션신은 촬영 전 '한 대 맞겠다' 각오하고 찍은 장면이에요. 한 신을 무려 사흘간 찍었는데 배우들은 물론이고 특수효과팀, 조명팀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고생한 장면이에요. 다들 초인적인 힘으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앞서 (조)달환이도 그 장면을 두고 '감독이 범인을 잡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을 잡고 있더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고생 많이 했어요. 엄청난 내공을 가진 배우들에게 '다시 한 번만'을 외치기도 미안할 정도로 많은 테이크가 갔던 장면이었죠.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등 모두 대역을 마다하고 본인들이 직접 연기를 하는데 그 열정에 또 감탄했어요. 이런 분들을 두고 '장인'이라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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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피가루 작가의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영화화한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살인이 또다시 시작되자, 동네를 잘 아는 터줏대감과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가 촉과 감으로 범인을 쫓는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다.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배종옥, 조달환 등이 가세했고 '기술자들'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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