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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공모자들"…'리턴' 박진희,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연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3-02 10:1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박진희가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

박진희는 SBS 수목극 '리턴'에서 고현정이 제작진과의 불화로 하차한 뒤 후속 배우로 낙점됐다. 워낙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 투입된 탓에 박진희가 연기를 선보이기 전부터도 시청자는 색안경을 끼고 그를 바라봤다. 냉담한 반응 때문인지, 고현정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처음 극에 투입됐을 때만 해도 박진희의 연기가 어색했던 게 사실이다. 극과 동떨어지는 하이톤 보이스와 시도 때도 없이 흘리는 해맑은 미소, 악벤저스에게 대놓고 드러내는 적개심 등 모든 연기가 지적 대상이 됐다.

그러나 이번주 방송된 19~22회부터는 박진희의 연기가 확 달라졌다. 일단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보이스톤을 다운시켰고, 해사한 미소 대신 냉소를 보이며 악벤저스에게 칼날을 세웠다. 다소 굳어있던 표정도 많이 풀어졌다. 특히 1일 방송된 21,22회에서 보여준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자혜(박진희)의 공범이 김정수(오대환)와 김동배(김동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자혜는 부검의 고석순(서혜린)을 염미정(한은정) 안학수(손종학)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하려 했다. 그러나 "나도 한때 아이엄마였기 때문에 죽이지 않는다. 대신 내 계획이 끝날 때까지 딸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고석순을 풀어줬다. 그리고 독고영(이진욱)에게 19년 전 저지른 일에 대해 모두 말하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김정수는 최자혜의 계획과 달리 고석순을 차로 들이받아 죽였다. 최자혜는 김정수의 변호인으로 나서는 한편 자신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공범은 김정수 하나가 아니었다. 김동배는 어머니가 아프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런데 김동배가 찾은 곳에는 최자혜와 고석순의 딸이 있었다. 김동배 또한 최자혜의 공범이었던 것이다.


최자혜의 빅피처 아래 김정수와 김동배가 모였다는 반전은 시청자에게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박진희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김수현 재판이 끝나고 분신 자살을 기도하는 김정수에게 "억울하면 칼을 쥐어요. 세상에 상처낼 수 있을 만큼 예리한 칼을 쥐라고"라고 일갈하는 장면에서는 묵직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고석순과 대면하는 신에서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내적 갈등의 깊이를 전달했다. 눈빛 연기 하나에 분노 갈등 회한 등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박진희의 내공 덕분에 최자혜 캐릭터는 생생하게 살아날 수 있었다.

고현정의 하차로 잠시 흔들리기도 했던 '리턴'이지만, 박진희가 자리를 잡으며 다시 시청률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된 '리턴'은 13.6%, 1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11.5%, 15.2%)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시청자 반응 또한 달라졌다. 혹평 일색이었던 감상평이 조금씩 호감과 호평으로 돌아서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박진희의 연기를 드디어 인정하는 모양새다.

박진희의 '리턴'이 이대로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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