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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엔씨소프트, AI(인공지능)를 미래 핵심산업으로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09:26


지난 15일 경기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NC AI 미디어 토크'에서 엔씨소프트 이재준 AI 센터장이 AI 연구개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의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술을 지난 2016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 게임사이다.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한국형 온라인 MMORPG'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며 성장한데 이어 이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도 지난해부터 본격 출시해 빅히트를 치며 플랫폼을 넘나드는 게임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전부터 본사를 엔씨 R&D센터라고 부를 정도로,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이번에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기술이라 할 수 있는 AI(인공지능)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AI 기반 기술 확보를 통해 '기술 혁신'에 집중, 국내의 대표 AI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게임AI는 물론이고 스피치, 비전, 언어AI, 지식AI 기반 기술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오랜 기간의 준비

엔씨소프트의 AI 연구 개발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가 불거지면서 나온 즉흥적인 결정은 아니다. 이미 2011년 AI TF(태스크포스)로 시작, 2012년 12월 AI랩으로 성장했고 지난 2016년 1월 AI센터로 승격했다. AI센터와 함께 NLP(자연어 처리)센터도 AI 연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2개 센터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직속 조직으로, 산하에 5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AI센터에는 게임 AI랩, 스피치 랩, 비전 TF가 그리고 NLP센터에는 언어 AI랩, 지식 AI랩이 소속돼 있으며 연구 인력은 100여명에 이른다. 또 엔씨는 국내 AI 분야 대학원 연구실 12곳과 긴밀한 연구협력을 맺는 등 긴밀한 산학 연계 체계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NLP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를 자문교수로 영입했다.

엔씨는 AI기술로 더욱 재미있고, 사용하기 편하고, 가치 있는 상품과 제품, 서비스를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지능적으로 해결하는 기술로, 이를 활용해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거나, 기존 기능을 새롭게 개선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은 물론 신규 개발 중인 게임에도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AI랩은 강화학습, 딥러닝, 시뮬레이션 기술 등을 기반으로 게임 플레잉 AI, 게임 기획을 위한 AI, 게임 아트 개발을 위한 AI 등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필요한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스피치랩은 음성 신호에 포함된 언어와 화자, 감정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과 텍스트를 자연스러운 대화체 및 감정이 실린 음성 등 사람의 목소리로 변환하는 음성합성 기술을 연구한다. 비전TF는 이미지 및 비디오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가 그래픽 리소스에 태그 정보를 자동으로 부여하거나, 알아서 채색을 하고 필요한 이미지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이 이에 해당된다고 엔씨는 밝혔다. 이밖에 지난해 9월 센터로 확대 개편된 NLP센터의 언어 AI랩에선 자연어처리 기반 기술 외에도 질의응답 기술, 대화 기술, 문서요약 기술, 이야기 생성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식 AI랩에선 로그, 텍스트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지식을 추출해 저장하고 여기서 새로운 지식을 추론하거나 생성 및 전달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엔씨소프트 이재준 AI센터장은 "우리의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도구"라고 설명하며 "연구 중인 AI 기술이 기존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쓰임새

AI는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는 AI 기술을 활용해 야구에 특화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 요약, 편집하고, 이를 사용자가 가장 필요한 때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AI에 질문하면 의도를 파악해 지식을 가공해서 답하고 경기 예측, 퀴즈 등의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AI와 함께 놀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페이지'의 핵심 기술은 NLP센터가 보유한 언어 AI기술과 지식 AI기술로 4월 중 '얼리 액세스' 형태로 출시될 계획이다.

또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AI기술도 개발중이다. 이를 통해 기획, 아트,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필요한 무수한 시행착오와 소요 시간, 비용을 단축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6년 1월에 '블레이드&소울'의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능을 적용했다. AI 기술을 MMORPG, 특히 격투 콘텐츠에 도입하는 것은 첫 사례로, 이용자와의 대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을 생각하고 반응하는 것에 AI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서로 전투를 펼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며, 이들의 실력과 난이도가 체크돼 다음 층의 높이와 NPC 등의 환경이 정해진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강화학습 기술에 딥러닝을 적용한 '심층강화학습' 기술을 통해 AI 성능을 개선, 더욱 유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AI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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