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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장동건(46)이 "딸바보 아빠로서 자식을 학대하는 사이코패스 연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탄탄한 스토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7년의 밤'은 장동건의 극한 연기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전작 '브이아이피'(17, 박훈정 감독) '우는 남자'(14, 이정범 감독) '위험한 관계'(12, 허진호 감독) '마이웨이'(11, 강제규 감독) '태극기 휘날리며'(04, 강제규 감독) 등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장동건은 '7년의 밤'을 통해 마침내 '인생 캐릭터'를 만난 것.
'7년의 밤'에서 세령마을 일대를 장악한 대지주로 원하는 건 무엇이든 반드시 손에 넣고 자신의 방식대로 교정해야만 만족하는 사이코패스 오영제를 연기한 장동건은 집착의 대상이었던 아내, 그리고 딸을 잃은뒤 광기 어린 복수심에 사로잡혀 광기를 드러내는 연기를 완벽히 소화했다. 마치 소설을 찢고 나온 듯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장동건은 오영제로 거듭나기 위해 머리를 밀고, 나이가 들어 보이도록 분장을 하는 등 극단적인 비주얼 변화를 시도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 데뷔 이래 첫 악역 변신에 나선 그는 섬뜩하고 극악무도한 오영제로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길 전망이다.
장동건은 실제 아들, 딸을 가진 아빠로 '7년의 밤' 오영제 역할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후문. 그는 "후유증을 극복을 할 수 있는게 없다. 학대하는 부분 보다는 오영제의 상황을 생각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딸 아빠로서 구체적으로 자구 이입돼 상상하게 됐다. 굉장히 기분 나쁜 상상이었다. 감정을 위해 상상을 해야 하니까 그런 대목 자체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제로 나 친구 같은 아빠가 돼 주려고 했다가 요즘에는 아빠 같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 요즘 트랜드가 친구같은 아빠여서 처음에는 놀아주기도 하고 훈육은 아내(고소영)와 서로 미루려고 했던 것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러면 않된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같은 아빠보다 아빠같은 아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교육에 관심 많아서 육아책도 보고 인터넷도 서칭해봤다. 어떤 육아 책을 읽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지점을 깨닳았다. 막연하게 아이들을 사랑만으로 베푸는게 꼭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 뒤로 내가 훈육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체벌을 하는 것은 아닌데 다른 방식의 훈육을 하고 있다.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은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