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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안녕하세요'가 역대급 '극과극' 고민을 진행했다. 집안을 이끄는 가장, 두 딸을 둔 아빠라는 조건은 같았지만 상황은 정반대였다.
아내도 "내 교통사고보다 술 약속이 먼저다. 한시간이 지나도 안오길래 다시 전화했더니 '너 사고난 거 깜빡했다'고 했다. 술만 먹으면 못생겼다고 외모 지적을 하며 '취중진담'이라고 한다"고 폭로했다. "셋째를 유산했을 때도 '금방 끝나니까 빨리 갔다오라'고 해서 혼자 수술받고 혼자 퇴원했다"는 충격 고백도 덧붙였다. 일도 하고 독박 육아도 하는 아내의 유일한 바람은 '술을 적당히 마실 것'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사회생활 하다보면 어쩔 수 없다. 먼저 잡은 약속을 지킬 뿐"이라고 답했다. 술버릇에 대해 "비싼 돈 주고 마신 술인데 기억나면 되냐"고 말하는가 하면, "각서는 안 쓰면 싸우니까 썼다. 언제 술을 안먹겠다는 날짜는 없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아내의 사고 당시에 대해서는 "119를 부르지 굳이 술먹는 날 부르냐"고 뻔뻔하게 답했다. 남편의 친구는 "오늘부터 절교하고 싶다. 가족과 이런 상황인지 몰랐다"고 미안해했다.
갓세븐 JB는 "우리 부모님은 이혼하셨다. 전 새아버지와 산다. 아이들한테 부모의 이혼은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편은 "술을 안 마실순 없다. 노력해보겠다"며 떨떠름하게 답했다.
반면 두번째 사연은 '슈퍼맨의 비애'. 고민주인공인 아빠는 혼자 두 딸을 키우는 싱글대디였다. 그는 두 딸의 체육복 교복 수영복 앞치마 모자를 모두 챙기고, 입맛에 맞게 도시락까지 따로 준비해주는 사려깊은 아빠였다.
하지만 그는 이혼 뒤 잘못된 소문으로 '부도덕한 아빠'라는 편견에 시달린 끝에 외국에서 살다왔다는 아픔을 고백했다. 큰딸의 첫 월경이나 속옷 등을 예로 들며 '남자라서 챙기기 어려운 일들'이 언급됐다. 큰딸은 "캐나다에 계신 할머니께 부탁해서 해결했다"면서 "속옷이나 생리대 같은 건 아빠한테 부탁하기 죄송하다"고 말했다. 동생을 잘 케어하지 못할 때면 "아빠의 시간을 망친 것 같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엄마들 모임에도 끼기 어렵고, 가정통신문에 '엄마와 함께 할 일' 같은 말을 보면 상처받을 것 같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큰딸이 쓴 소설 속에 엄마 없는 아이와 매일 우는 아빠가 나오는 것을 보고 슬펐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학 때 실명을 했다가 각막이식을 받고 살아났다. 그때 실명의 고통보다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가 더 컸다"며 남다른 상처도 드러냈다.
하지만 딸들은 구김살 없이 밝았다. 큰딸은 "오늘 방송을 보면 엄마아빠 이혼한걸 몰랐던 친구들도 알게 될 거다. 이제 눈치 안봐도 되서 마음이 편하다"면서 "아빠 고마워요. 우리 둘이 더 노력하면 사람들 편견이 바뀌는 날이 올 것"이라며 아빠를 위로했다. '아빠 껌딱지' 둘째 딸은 "친구들이 왜 맨날 아빠가 데려다주냐고 물으면 '우리 아빠는 날 그렇게 사랑한다'고 답한다"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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