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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월화극 '나쁜형사'가 각종 악재 속에서도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 '나쁜 형사'에서는 13년 전 살인 사건에 얽힌 인물 관계와 그 안에 감춰졌던 비밀이 하나씩 벗겨졌다. 이와 함께 경찰 전체를 위협하는 범죄 사건도 발생했다. 우태석(신하균)은 은선재(이설)가 과거 살인사건의 목격자 배여울이라 확신했다. 우태석은 은선재의 머리카락으로 배여울 모친 DNA와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은선재가 배여울이라는 걸 확인했다.
경찰을 겨냥한 총격 사건에서도 우태석의 남다른 촉은 빛을 발했다. 두 번째 경찰 사망 사건 신고 접수를 받은 우태석은 채동윤과 함께 사건 발생 현장으로 출동했다. 우태석은 이전과 다른 범행 패턴에 함정이라는 걸 직감했지만 그 순간 범인은 또 다른 경찰을 살해했다. 우태석은 오토바이로 도주하는 범인을 뒤쫓았지만 끝내 검거에 실패했다.
이날도 신하균의 연기는 빛을 발했다. 은선재가 배여울이라는 걸 알고 그의 모친 유골이 있는 납골당에 찾아 "참 좋은 엄마"였다고 위로해주는 신에서는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졌다. 동료를 죽인 범인에 분개하며 그의 뒤를 쫓는 모습에선 비통함을 담은 감정연기가 돋보였고, 박호산과의 대치 신에서는 부패한 경찰 세력에 대한 분노와 날선 카리스마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러한 신하균의 하드캐리는 60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강한 몰입도를 만들어냈고, 이에 힘입어 '나쁜 형사'는 월화극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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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이설의 연기 또한 의구심을 갖게 했다. 기자가 출입처를 무시하고 병원 교도소 경찰서 등을 아무런 제약없이 활보한다는 디테일상의 오류는 극적 전개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오류였다고 쳐주자. 하지만 이설이 연기하는 은선재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모든 갈등과 사건의 시발점이 되고, 반전의 키까지 쥐고 있는 캐릭터로 치명적인 매력과 소름돋는 천재성, 그 속내를 가늠할 수 없는 어둠을 함께 드러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캐릭터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미션은 이설에게는 버거운 숙제인 듯 하다. 아직 방송 초반이라 그의 연기에 대해 논하기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적어도 드라마의 맥을 끊지는 말아야 할텐데 이설이 등장할 때마다 흐름이 끊긴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더욱이 복병도 나타났다. 바로 '복수가 돌아왔다'다. '복수가 돌아왔다'는 유승호 조보아 곽동연 등 남녀노소 불문하고 호감도가 높은 청춘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다 '엉따(엉덩이 따뜻해짐) 로맨스'를 예고하며 첫 방송부터 호평을 받아냈다. 만약 '나쁜 형사'가 이대로 신하균의 내공에만 의지한 채 개연성도, 주연 배우의 모자란 연기도 그대로 이어간다면 순위가 뒤바뀔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나쁜 형사'는 신하균에 의해 시청자를 끌고 가고 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연기 잘하는 배우일지라도 받쳐주는 사람과 대본이 없다면 지칠 수밖에 없다. '나쁜 형사'가 재빠르게 궤도를 수정해 정상 노선을 찾길 시청자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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