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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아빠는 콘덴싱 쓰잖아"라는 명대사를 남긴 광고 속 인물이자 '백일의 낭군님'의 살수, '은주의 방'의 대표님 성진우로도 활약한 배우 유건우를 만났다.
유건우는 연기를 시작한 지 벌써 17년이 된 배우. 그럼에도 드라마 연기에서는 신인급이다 보니, 올리브 '은주의 방'을 통해 처음으로 메인 배우들이 앉는 테이블어서 대본리딩을 해봤단다. 유건우는 "테이블 리딩을 하는데 그동안은 바깥쪽 테이블에서 리딩을 할 때도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제가 메인 테이블에 앉으니 뭐라 할 수 없더라.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었다. 시청률이 잘 나오고, 나오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저만의 것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온 느낌이라 행복했다"고 밝혔다.
'은주의 방' 팀 분위기도 최상이다. 유건우는 "감독님도 그렇고, 조명팀, 분장팀, 헤어 메이크업팀까지 저희 배우들이 다 즐기는 분들이다. (김)재영이도 느낌이 좋더라. 제가 '넌 정말 잘되겠다. 사고만 안 치면 잘되겠다'고 했다. 느낌이 정말 좋다. 그런 아들을 낳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좋았다. 의외성도 있는 친구다. 세상 차가울 거 같은데 깍듯하고 말솜씨와 센스도 좋다. 센스도 있고 예의도 바른 친구다. 연기도 놀랄 정도로 정말 잘한다. 혜영이도 에너지가 좋은 친구다. 선생님급의 연기와 에너지를 보여준다. 잘 될 수 밖에 없는 배우들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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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우는 17년 연기인생 중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 해에 세 개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지금까지 해볼 수 없던 것들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 동시에 고향이나 다름없는 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 등에도 출연하고 광고를 통해 얼굴도 제대로 알렸다. 유건우는 자신의 성장을 '인연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덕분에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거 같다. 저를 이끌어준 동갑내기 친구인 소재현 PD는 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내성적인 보스' 마지막 종방연 자리에서 처음 만나 소울메이트가 된 재현이가 저를 좋아해주고 불러줘서 배우생활도 잘 하고 있다. 이 은혜는 죽을 때까지 천천히 갚아야 한다. 오늘도 오디션이 있어서 조언을 구했는데 좋은 피드백도 많이 준다. 워낙 똑똑한 친구라 제가 많이 배우고 있다. 수다를 떨면 세 시간, 네 시간이 훅 갈 정도로 많은 정보를 주는 친구이자 워커홀릭이다"고 설명했다.
운도 운이지만, 유건우에게는 '버티는 정신'도 있었다. 유건우는 "제가 운이 좋았던 것도 있고, 올해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얼굴을 알린 한 해다. 현장이 정말 재밌다. 제가 공연을 하면서 드라마와 영화는 오디션 기회도 없었는데 올해는 다 하게 됐다. 조금씩 뚫어가고 있는 기분"이라며 "혼자 힘으로 개척하는 것도 힘들지 않다. 다들 힘든데 저만 행복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다. 어떤 직업이든 그렇지만, 금전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지 않나. 저는 인맥도 금전도 없다 보니 제가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스무 살 때부터 만들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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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우를 17년이나 버티게 해준 것은 바로 '광고'였다. 엄청난 돈을 쓸어모으지는 못하더라도 배우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의 출처가 됐다는 설명. "광고 때문에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다. 광고가 있기 때문에 저도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에게는 참 좋은 수익원이다. 가끔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다. '콘덴싱' 때문에 저를 소개하기가 더 편해졌다. '어디서 봤는데' 이렇게 알아봐주시는데 저는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 될 줄도 몰랐고, 이런 광고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에게는 인생광고이자 인생작이다. 앞서 냉장고 광고도 찍었는데 그때는 잘 못 알아보셨다. 이번에는 확실히 알아보실 수 있으니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남았듯이 유건우는 내년에도 '버티는 삶'을 살 예정이란다. 그는 "저 스스로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버텨야겠더라. 예전엔 이런 것도 저런 것도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버티고 살아남는 게 목표다. 살아남아야 하고 싶은 것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올해 제 버킷리스트가 광고 열 개, 드라마 세 개, 영화 한 편이었는데 드라마는 이뤄졌다. 내년은 아직 쓰지 않았지만, 드라마 두 개, 영화 세 개를 하고 싶다. 저는 무조건 'YES맨'인데 그래야 버틸 수 있는 거 같다. 혹시 가족이나 책임질 것이 생기면 'NO맨'도 돼야겠지만, 아직은 지킬 게 없으니 'YES맨'으로 사는 것도 좋다. 일이 재밌기도 하다. 일에 한번 미쳐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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