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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작은 '거침없이 하이킥'"..'데뷔 13년' 정일우를 만든 원동력(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5-02 15:30


드라마 '해치'를 끝낸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4.3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인생작은 '거침없이 하이킥'이지만, 30대 인생캐는 '해치'의 영조예요."

배우 정일우(33)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해 스타덤에 올랐고 MBC '돌아온 일지매'(2009), SBS '49일'(2011), tvN '꽃미남 라면가게'(2011)에서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또 MBC '해를 품은 달'(2012)에서는 양명 역을 맡아 김수현과 호흡했고 MBC '야경꾼 일지'(2014)를 통해서도 주연으로 활약했다.

정일우는 2016년 12월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대체복무했으며 2018년 12월 2일 소집해제 후 곧바로 SBS 월화드라마 '해치'(김이영 극본, 이용석 연출)에 합류해 주인공 이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정일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정일우 외에도 권율, 고아라 등이 출연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32회가 기록했던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지금의 정일우를 만들어준 작품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확실히 '거침없이 하이킥'이었다. 13년 전 데뷔를 함께했고, 그에게 '인생의 멘토' 같은 역할도 했다. 그러나 그의 13년 배우 인생에서 그를 가장 힘들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다. 정일우는 "'하이킥'이 끝나고 나서도 굉장히 힘들었다. 데뷔작이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으니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걸 감당하기 버겁다고 생각을 했었고, 작품이 안되면 안되는 대로 '나 때문'인 것 같았다. '나는 나의 롤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첫 데뷔를 '하이킥'으로 했고, 늘 꼬리표처럼 '하이킥'이 따라다녔다. 이 때문에 정일우는 20대를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고민하고 쉬었던 시기로 기억했다. 그는 "20대 때 가장 후회한 것 중 하나는 공백기가 길었다는 거다. 공백기가 2년이었을 때도 있고, 보통 1년 반 정도였다. '나는 왜 그렇게 쉬면서 일을 했나' 싶다. 20대 때 할 수 있던 역할은 지금 못 한다. 40대가 되면 30대 때 할 수 있는 역할을 못할 텐데 가장 아쉽고 후회가 된다. 어떤 작품이 성공을 하고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아는 거다. 이제는 '하이킥' 때의 신드롬을 재현하고 싶은 욕심도 없다. 내가 이 작품으로 연기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 없을까가 가장 중심이고 중요한 일이다. '하이킥' 때는 '이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차기작들은 생각보다 흥행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고, 그런 시기를 겪었는데 이제는 흥행하지 못한다고 해서 상처받지는 않을 거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데뷔 후 2년씩, 1년 반씩 휴식기를 가졌기 때문에 대체복무를 하는 동안 새 작품을 만나기 위한 고민도 많았다. 정일우는 "복귀할 때부터 드는 고민은 사실 감사하게도 데뷔 때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촬영했는데 군대 가기 전에도 그렇지만 이제는 '스타'라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고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 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일해야 평생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제가 정말 욕심나는 역할이라면 주인공이 아닌 단역이라도 출연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제가 30대인데 40대로 갈수록 저에게 주어지는 롤이 작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기작에서 뭘 해야지' 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이런 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점점 발전해나가는 배우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드라마와 영화, 군대 가기 전에 해외 활동을 해놔서 해외 작품들도 들어오고 있다. 곧 차기작을 결정할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 2년 넘게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일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히며 작품 활동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드라마 '해치'를 끝낸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4.30/

드라마 '해치'를 끝낸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4.30/

정일우는 작품활동과 더불어 잡지를 창간하며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첫 잡지를 출간하기도 했다. "질문을 받는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입장이 되니까 기자님들의 고충도 알게 됐다. 아티스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잡지에 실을 예정인데 선생님들을 만나다 보니 배우로서 생각이 바뀌는 것도 있더라. 나문희 선생님이 해주셔서 감사했고, 제 작품을 늘 봐주시는데 이번에 칭찬해주셔서 감사했다. 대중들께 공유하고 싶기도 하다. 굉장히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배우가 배우로만 비춰지기에는 콘텐츠가 많아졌다. 제가 말주변에 좋아서 1인 방송을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제가 가진 감성,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들은 팬분들, 대중들과 고민을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고민의 결과물이 잡지가 됐음을 털어놨다.


드라마 '해치'를 끝낸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4.30/

드라마 '해치'를 끝낸 배우 정일우가 30일 오후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4.30/
데뷔 13년차가 됐지만, 정일우는 '사고 치지 않는 연예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대체복무를 하면서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제가 배우라는 이유로 밖에 돌아다니는데 불편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저 때문에 이제 길이 마비되거나 그러지 않기 때문에 알아봐주시면 감사한 일이고, 제가 큰 문제가 될 만한 일만 안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일만 하지 않으며 활동하면 되지 않나 싶다. 얼마나 감사하냐.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신다"고 했다.

정일우가 '바르게' 자라게 된 원인에는 이순재의 영향력이 있었다. 정일우는 "이순재 선생님이 인터뷰하신 것도 봤는데, 사실 데뷔작에서 이순재 선생님이 저에게 귀가 닳도록 해주신 얘기가 그런 거였다. '네가 사랑을 받고 거기에 안주하지 말고 배우가 대중에게 갚으며 나아간다고 생각해야지 네 나이에 이런 돈을 벌었다고 우쭐하지 말라'는 얘기를 이순재 선생님이 해주셨는데 그런 것들 덕에 자아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기본을 잘 지키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가르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일우는 "30대에 많이 아파야 40대에 밝은 상황을 가져다 줄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 중이다. 항상 자책하고 '나 왜이러지' 했는데 내가 잘한 부분은 저한테 칭찬도 해주고 저를 다져나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정일우는 '해치'를 마친 후 휴식시간을 갖고 차기작을 검토한다. 또한 3월 발행한 라이프스타일 잡지 '크리빗'의 편집장으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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