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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왜 고속도로 중앙에 차를 세웠을까. 운전자는 왜 도로 한가운데 서 있었을까. 남편은 왜 사고를 바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나.
사고 당시 옆 차선을 지나가던 차량의 블랙박스가 9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사고 경위는 좀 더 자세해 졌다.
당시 한지성 부부의 차량은 2차선 도로에 비상등을 켠채 정차하고 부부가 거의 동시에 차에서 내린다. 한지성의 남편은 오른쪽 가드레일로 뛰어가고, 한지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차 뒤에서 허리를 굽히고 있다.
한지성의 남편은 경찰조사에서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고 했으나 "아내가 술을 마셨는지는 모르겠다"고 다소 의아스러운 진술을 했다. 그는 또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내가 갓길이나 가장자리인 3차로가 아닌 고속도로 한가운데(2차로)에 차량을 세운 이유와 아내가 차량 밖에 나와있던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용변이 급한 상황에서 갓길이 아닌 중앙에 세우는 점이 납득이 되지 않는데다, 하차 직후 사고가 났는데 볼일을 보고 온 뒤에야 사고를 인지했다고 진술한 점 또한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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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추측과 추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몇 가지 가설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가장 단순한 차량고장을 떠올릴 수 있지만 고장이 났다면 남편이 모를리 없고, 자신의 책임이 경감될 유리한 정황인데 진술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가능성이 낮다.
그 다음으로는 음주운전. 남편은 이미 술을 마셨다고 진술을 했고 한지성 또한 남편과 함께 술을 마시고 판단력이 흐려졌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 명은 뒤에서 토하고 있다"는 블랙박스 차주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에 구토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음주가 아니더라도 고인이 운전이 힘들 정도의 신체 상태 또는 건강 상태에 있었다는 추론이다. 이는 부검을 통해 자세히 밝혀질 부분이다.
네 번째는 부부사이의 다툼 가능성. "주행 중 다툼이 있었고 그 상황을 피하거나 모면하기 위해 차량을 급히 2차로에 정차하고 아내가 하차할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란 것이 손 변호사의 추리다.
마지막으로는 순간적인 부주의나 운전 미숙에 따른 과실이다. 손 변호사는 "사고가 나려면 참 생각지도 못하게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면서 "(이 부분을 확인하려면) 한 씨의 운전 경력, 면허 언제 취득했는지, 사고 전력, 평소에 얼마나 자주 운전하는지, 해당 지역을 얼마나 자주 가는지, 고속도로 운전 경험은 있는지, 새벽 밤길 운전 경험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가설을 세우던 "용변이 급해서 차를 세웠고, 볼일을 보고 오니 사고가 나 있었다"는 남편의 말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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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지성과 함께 연기한 동료 배우들은 잇따라 애도를 표하고 있다. 영화 '원펀치'에 함께 출연했던 최규리는 "모든 게 다 꿈이길. 언니 이제 편안히 잠들어. 고맙고, 사랑해, 한배우"라는 글을 남겼다.
SBS 아침 드라마 '해피 시스터즈'에 함께 출연했던 이시강 또한 "한지성 배우님. 항상 밝고 열심히 하셨던 멋진 배우였습니다. 너무 슬프고, 속상하네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기도 많이 해주세요"고 전했다.
고 한지성의 빈소는 서울시내 한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10일 오전 발인할 예정이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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