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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현장] 봉준호 감독 "갤럭시 눈동자 가진 김혜자와 차기작 원해..10년째 계획中"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5-24 08:00



[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50) 감독이 배우 김혜자(78)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전했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희비극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중 유일한 한국영화 초청작으로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기생충'은 매 작품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과 언론·평단을 사로잡은, 한국을 대표하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09) 이후 10년 만의 한국 컴백작이자 '옥자'(17) 이후 2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중. 칸영화제 공식 상영을 통해 첫 공개된 '기생충'은 이러한 기대를 증명하듯 폭발적인 반응과 호응으로 칸영화제를 사로잡았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잘 살려있으며 한국 사회 현실의 문제를 꿰뚫는 날카로운 메시지 또한 신랄하게 담겨있는 '기생충'. 영화가 시작된 초반부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단 1초도 흔들리지 않고 무섭게 몰아치는 전개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관객은 봉준호 감독이 던진 위트에 박장대소했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서는 숨을 죽였다. 모두가 '기생충'이 상영되는 내내 웃고 울으며 온전히 영화 속에 매료된 칸의 뜨거운 밤이었다.

실제로 '기생충'은 상영관 불이 켜지기 전부터 1분 여간 박수가 지속됐고 이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불이 켜진 뒤에는 7분간의 기립 박수로 폭발적인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무려 8분간 쏟아진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고 공식 상영 이후 외신 및 영화 관계자들은 "한동안 이렇게 대담하면서 참신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칸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이 웃고 긴장시키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 "기생충'은 매우 재미있고 자극적이며 아름답게 만들어졌으며 보편적으로 깊이 울리는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최고의 작품이다" "'기생충'은 봉준호 스스로가 하나의 장르가 됐음을 증명한다" 등 연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공식 상영 이후 국내 취재진과 만난 봉준호 감독은 '마더' 당시 김혜자와 호흡에 대해 "최근 한 행사에서 김혜자 선생님을 봤고 올해 2월에도 댁에 놀러갔다. '마더'가 92회차 촬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긴 여정이었다. '마더' 마지막 촬영 때 김혜자 선생님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꽃다발과 콘티를 그려 선물했다. 서류 봉투 안에 김혜자 선생님의 새로운 캐릭터를 그리고 거기에 대사를 쓴 콘티 한 장을 '선생님 다음에 이걸 하셔야 해요'라고 말하며 드렸다. 거짓말이 아니라 실제로 '마더' 이후 계속 김혜자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구상했던 작품이 있었다. 콘티를 받았을 때 김혜자 선생님도 좋아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런데 '마더' 이후 어느덧 10주년이 됐다. 김혜자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계속 머릿속에 구상 중이다. 스토리라인 중 후반부가 여러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막히기도 했다. 그래서 계속 밀렸다. 몇 주전 김혜자 선생님을 봤을 때 차기작 이야기를 나한테 하지 않았지만 괜히 내가 먼저 죄송하더라. 김혜자 선생님과 또 한 번 작품을 하고 싶다.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더라. 연세가 상당한데도 여전히 소녀의 기운을 막 뿜어낸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은 김혜자의 눈을 최고의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마더'를 통해 김혜자 선생님을 많이, 가까이 봤는데 눈이 정말 신기하다. 부드러운 안광이 나온다. 옛날에 순정만화를 보면 여주인공 눈 속에 우주, 갤럭시가 있지 않나? 그것의 실사 버전을 보는 기분이다. 김혜자 선생님의 얼굴에서 차지하는 눈의 면적이 정말 크다. 찍다보면 계속 나도 모르게 다가가게 된다. '마더' 때 김혜자 선생님을 자꾸 가까이 찍으니까 눈동자에 촬영 감독이 비치더라. 나중에 CG로 지우기도 했다"고 웃었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칸(프랑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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