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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김홍선 감독 "'변신', '검은사제들·사자'와 다른 오컬트X하우스호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8-16 12:41


영화 '변신'의 김홍선 감독이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삼청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8.1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홍선(43) 감독이 "기존 오컬트 영화와 다른 지점의 오컬트 영화다"고 말했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 영화 '변신'(다나크리에이티브 제작)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 그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변신'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밝혔다.

'변신'은 악마에 빙의되거나, 악령 또는 혼령이 갑자기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기존의 공포 영화들의 방식에서 벗어나 악마가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교란시키는 반전 스토리로 극강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지금껏 한국 공포 영화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신선한 스토리로 올여름 극장가 비밀 병기로 등극한 '변신'은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손에 진땀을 쥐게 만들며 올해 가장 섬뜩한 공포 영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변신'은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드러낸 김홍선 감독의 네 번째 작품으로 영화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에서 올라오는 의심과 분노의 감정을 이용해 공포감을 조성하고 균열을 일으킨 '변신'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소름 돋는 공포감으로 늦여름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김홍선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로 빚어진 '변신'은 한국적인 공포 영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신기원을 열었다.

김홍선 감독은 "원래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었고 종종 공포, 호러도 즐겨보는 편이었다. 그런데 좋아하는 장르를 내가 직접 영화로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 '변신'을 만들면서 엄청 즐겁고 행복했지만 반대로 너무 힘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 '변신' 연출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무래도 '변신'을 만든 감독으로서 흥행에 대해 부담도 있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장르를 관객이 재미있게 보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열망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변신'은 흥행을 생각함과 동시에 내 연출 색깔을 버릴 수 없어서 충돌하는 지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제작자, 투자·배급사 등에서 많이 배려하고 열어줘 충돌 안에서도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자신했다.

이어 "신파 설정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고 조언도 많이 들었는데 여러 생각과 논의 끝에 지금의 농도로 만들게 됐다. 일단 '변신'은 공포·오컬트라는 장르가 메인이지만 그 안에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래서 엔딩에서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데, 그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신파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엔딩에서 세 가지 버전이 있었다. 가장 신파스러운 엔딩과 신파를 가감한 중간 엔딩, 신파 요소를 모두 뺀 파격 엔딩 등이 있었다. 감독으로서 가장 도전하고 싶었던 엔딩은 신파를 모두 뺀 엔딩이었는데 너무 호불호가 심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대중의 반응과 연출자의 의견을 고려해 지금의 중간 지점의 엔딩을 선택하게 됐다. 신파가 꼭 나쁜 설정은 아닌 것 같다. 마지막은 확실한 마무리를 지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배성우가 세련된 신파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김홍선 감독은 앞서 오컬트 영화로 화제를 모은 영화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 '사자'(19, 김주환 감독)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뚝심의 소신을 전했다. 그는 "'검은 사제들'은 내가 봐도 정말 잘만든 오컬트 영화다. 우리 '변신'도 오컬트 장르가 강한데 기존 오컬트 영화와는 조금 다른 범주를 가진 영화인 것 같다. '검은 사제들' 같은 경우는 구마 설정에 더욱 힘을 실었고 우리는 구마 보다 가족, 드라마에 집중하려고 했다. 어떻게보면 그런 이유로 하우스호러 장르로 볼 수 있다. 선과 악의 경계에 있어서 다른 오컬트 영화보다 더 현실적인 지점이 '변신'만의 강점인 것 같다. '검은 사제들' '사자' 등과 다른 오컬트 영화로 관객에게 오래 남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변신'은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김혜준, 조이현 등이 가세했고 '공모자들' '기술자들' '반드시 잡는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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