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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극 무대로 시작해 스크린, 안방을 오가며 열심히 달려온 28년이다. 오랜 무명 시절을 버티며 갈고 닦은 결과 투박하지만 견고한, 그리고 단단한 무쇠 같은 내공을 갖게 된 배우 이정은(49). 올해, 청룡의 무대에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한 이정은은 2008년 창작 뮤지컬 '빨래'에 합류해 입지를 다진 뒤 2000년 영화 '불후의 명작'(심광진 감독)으로 스크린에 진출, '마더'(09, 봉준호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 '검사외전'(16, 이일형 감독) '곡성'(16, 나홍진 감독) '보안관'(17, 김형주 감독) '옥자'(17, 봉준호 감독) '군함도'(17, 류승완 감독)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미쓰백'(18, 이지원 감독) '말모이'(19, 엄유나 감독) '미성년'(19, 김윤석 감독) '기생충'까지 28년간 다양한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 올해 청룡영화상을 통해 노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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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청룡영화상 무대에 올랐을 때는 정신이 없었다. 주변에 수상 소감도 화제가 많이 됐다고 하더라. 뒤늦게 집에서 청룡영화상 재방송을 봤는데 내 모습을 보는데 너무 부끄럽고 쑥스럽더라. 멋있게 또 쿨하게 수상 소감을 하고 싶었는데 절대 그게 안 되더라. 내 모습을 보면서 많이 웃었다"며 "사실 청룡영화상 수상 이후에 '기생충'을 함께한 이선균을 만났다. 내 소감을 특히 더 공감하더라. 이선균 역시 나와 비슷한 기분을 갖고 있었다. 내가 참여한 작품이 대외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 다음 작품을 할 때 하중이나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새 작품에 들어갈 때 '기생충'과 최대한 멀리 거리를 두게 됐고 또 현재의 작품에 최대한 입수하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고 했다. 그런 부분이 정말 공감됐고 내 수상 소감도 그런 의미에서 하게 된 말인 것 같다. '기생충' 이후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까지 이어갔다. 김혜수, 설경구 선배와 마지막 파티조차 못 하고 다른 작품을 계속 이동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뭘 향해 달려가고 있나' 싶은 순간이 찾아왔는데 청룡영화상 수상을 한 뒤 문득 뒤를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1년간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도, 스태프들도 생각나면서 참 많이 울컥했던 것 같다"고 의미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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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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