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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세자매'는 문소리를 주축으로 김선영, 장윤주까지 친자매를 방불케 하는 케미스트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같이 자랐지만 서로 너무 다른 개성을 가진 자매들'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을 가진 '세자매'는 싱크로율을 씹어 삼킨 세 배우의 호연으로 극의 맛을 극대화했다.
특히 연기부터 연출까지 충무로의 멀티플레이어로 떠오른 문소리는 '세자매'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제작자로서 가능성 또한 입증했고 매 작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고 있는 '연기 신(神)' 김선영은 섬세하고 디테일한 현실 연기로 다시 한번 관객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여기에 '베테랑'(15, 류승완 감독)으로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 뒤 5년 만에 차기작을 선택한 장윤주 역시 발그레한 맨얼굴, 샛노란 탈색 머리 등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파격적인 캐릭터로 '세자매' 속에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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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를 선택한 이유에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정말 좋았다. 이런 영화를 보고 싶었다. 이승원 감독의 전작을 모두 봤고 연극도 봤다. 굉장히 메디컬한 작품이었지만 그 안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상처 받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함이 기저에 깔여 있었다. 그런 면을 자매들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어서 교회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몇 달간 교회를 다녔다. 찬송가도 열심히 배우고 지휘하는 법도 레슨을 받으며 캐릭터를 준비했다. 자매가 없고 교회도 다녀본적 없어서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 내면적으로는 나와 비슷한 지점이 많았다. 감추고 싶은, 반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캐릭터의 모습이 있었다. 캐릭터와 실랑이를 많이 했다. 때로는 너무 깊이 들어가 힘들었지만 배운 것도 많은 작품이었다. 꽤 전전긍긍했던 작품이었다"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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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은 "'희숙이라는 인물이 어떤 모습을 할까?'라는 고민부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감정 소모가 컸다. 그렇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문소리가 캐스팅됐다는 이유가 이 작품의 출연 이유다. 이승원 감독의 작품을 정말 좋아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승원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며 남편이자 감독인 이승원 감독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어 "같이 영화도 많이 하고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호흡을 맞춘지 꽤 오래됐다.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안다. 대한민국에서 이승원 감독을 1등으로 이해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이승원 감독 앞에서는 누구 앞에서 연기할 때보다 가장 집중할 수 있다. 물론 문소리가 나와 이승원 감독이 대화할 때 싸우는 게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다. 우리는 신뢰를 담고 이야기를 한 것인데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 재치를 더했다.
이승원 감독 역시 "나와 김선영은 서로를 믿었다. '우리는 언젠가 잘 될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답했고 문소리는 "정말 걱정됐다. 격렬하게 토론을 했다. 촬영을 하다가 이혼을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박장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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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실제로 세 자매의 막내다. '세자매'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베테랑' 이후 연기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그런 고민이 있던 가운데 '세자매'는 재미있게 배우고 언니들과 호흡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민이 즐거운 생각으로 바꼈다. 대한민국 세 자매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지점이 있었다. 위로 받고 싶은 모든 분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메시지의 강렬함이 있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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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외도 등의 소재를 영화화 한 것에 대해 "'세자매'는 가족 문제가 기초가 된 영화다. 가정폭력이나 외도 등의 문제들이 영화나 다른 매체를 통해 쉽게 소모되는 것 같았다. 이런 문제들을 조금 더 깊게 다가가고 싶었다. 누구나 공감하면서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2020 선정,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세자매'는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출연하고 '해피뻐스데이' '소통과 거짓말'의 이승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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