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결혼·출산→경력 단절 4년, 연기 고팠다"…박하선의 '고백'(ft.류수영♥)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2-15 16:3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결혼과 출산으로 굶주렸던 연기, 한 풀듯이 연기했죠"

7일간 국민 성금 1000원씩 1억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 날 사라진 아이, 그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분노한 사회복지사,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의심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 '고백'(서은영 감독, 퍼레이드픽쳐스 제작). 극중 사회복지사 오순 역을 맡은 박하선(33)이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임신과 출산, 조리원 생활의 이야기를 코믹하고도 리리얼하게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부터 평범한 며느리의 시월드 적응기를 풀어낸 카카오TV '며느라기'까지, 최근 출연하는 작품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박하선. 그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 학대를 소재로 한 영화 '고백'을 통해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극중 박하선이 연기하는 오순은 어린 아이를 함부로 대하는 부모나 어른들을 보면 참지 못하는 사회복지사.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은 상처를 가졌지만, 상처를 숨기고 아동복지사가 되어 학대 아동을 헌신적으로 도우며 살고 있는 그는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살고 있는 어린 소녀 보라(감소현)에게 유난히 큰 애정과 연민을 느낀다.
이날 박하선은 크랭크업 2년만에 개봉하게 된 '고백'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고백'이 출산 이후 첫 복귀작이었다며 "2년 정도 쉬다가 연기를 하니까 촬영하는 내내 너무 신났다. 그런데 우리 영화가 독립영화이다 보니 아무래도 개봉도 밀리게 됐고 이제야 개봉을 하게 됐다.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 학대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개봉을 하게 돼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개봉하는 게 기쁘지만, 또 마냥 기뻐할 수 많은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동 학대나 가정 폭력 등 사회적 메시지를 주는 소재의 영화를 꼭 해보고 싶었다는 박하선은 "사실 이 전에도 이런 소재의 작품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 직접적으로 폭력신이 나오는 작품은 자제하려고 했다. '미쓰백' '도가니'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룬 좋은 작품을 꼭 하고 싶었지만 자극적은 작품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직접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고백' 이후 '정인이 사건' 등 아동 폭력을 다룬 기사도 잘 보지 못한다는 그는 "엄마가 되고 난 후에는 아동 학대 기사를 클릭도 못하다. 정인이 사건은 워낙 이슈였던 사건이라 보긴 했는데 그런 사건을 접하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답답하다""며 "바람이 있다면, 우리 영화가 '미쓰백' '도가니'처럼 미력하게 나마 뭔가가 바꿀 수 있는 영향을 줬으면 한다. 정인이 사건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아동 학대 사건이 정말 매일 같이 터지는 것을 보면 정말 제도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 같다. 저는 지금까지도 아이를 혼낼 때도 한 번도 아이를 때려 본 적이 없다. 그 작은 아이를 때릴 때가 어디있다고. 저희 아이가 다섯 살인데, 저는 아이를 보면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된다"고 전했다.
영화 '고백' 스틸
결혼과 출산 이후 연기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는 박하선은 "연기에 굶주리다가 현장에가서 연기를 하니 정말 행복해다. 한 풀듯이 신나게 연기를 했다. 많은 분들이 오랜만에 연기를 해서 힘들었을거라고 하는데, 저는 고통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실 예전에 저는 항상 다른 사람을 보면서 부러워만 했다. 부러워했기 때문에 힘들었다. 남을 부러워하며서 낭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고백'을 찍을 때 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이 영화 이후는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안헥 됐다"라며 "다만, 힘들었던 부분을 이야기 하자면, 오순이라는 인물이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인물이니 만큼, 제 안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꺼내야 하는 것들이 힘들었다. 제가 겪은 작은 트라우마도 다 꺼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고백'으로 오랜만에 연기에 복귀하며 어떤 준비를 했냐는 질문에 "정말 대본을 정말 정말 많이 봤다. 정말 외운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달달달 봤다"고 답했다. "'고백'을 준비 할 때 남편이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끝난 지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남편이 그 드라마에서 너무 잘하더라. 왜이렇게 잘하냐고 물어보니까 대본을 천번을 봤다고 하더라. 저도 천번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몇백번 보니까 달라지더라. 그리고 예전에는 오직 대본대로만 연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가 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연기 할 순 있는 건 남편(류수영)과 제가 서로 받쳐줘서 그런 것 같다. 서로 일이나 작품이 들어왔을 때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함께 하기도 했다. 덕분에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인간 관계가 좁고 깊어서 정말 집과 일만 아는 사람이다. 그분이 나이가 저보다 더 있으셔서 아이도 손녀처럼 돌보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백'으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한 박하선. 그는 "부천은 제 유년을 보냈던 곳이라 더 뜻깊다. 저는 제 생애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내 생애 여우주연상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받게 되니까 너무 힘이 됐다. 제 눈에는 사실 너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다만 영화의 메시지가 너무 좋아서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20대 시절에는 연기에 대한 소중함을 미쳐 느끼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입을 연 박하선은 "젊었을 때는 늘 일이 있었고 기다리는 작품이 있었다. 게다가 난 어렸다. 그러다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력도 없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런데 열애설 나오고 2년을 쉬게 됐고, 또 결혼과 출산을 하고 2년을 쉬었다. 도합 4년을 쉬게 되니 예전에 쉬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되돌아 보게 됐다. 출산과 육아을 한 후에 다시 연기를 하게 되니 정말 재미있었다. 연기도 육아만큼 힘들진 않더라. 육아가 제일 힘들다.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니까 쉬는 시간에는 선택을 못받으니까 자존감이 낮아지더라"고 말했다.

출산 후에는 임신하며 찐 살이 빠지지 않아 복귀를 못할까봐 두려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살이 진짜 진짜 안빠졌다. '나 정말 이제는 못 돌아가는 건가. 이대로 은퇴해야 되나' 생각까지 했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안빠지더라. 정말 사람들이 못 알아볼 정도였다. 인터넷에서서 '어디 결혼식에서 박하선을 봤는데 살이 너무 쪄서 못알아봤다'는 목격담까지 떴었다. 친한 작가님이 카메오 부탁을 했었는데 살이 너무 쪄서 못한 적도 있다. 원래의 몸으로 회복하는데 9개월이 걸렸다. 밥은 두끼만 먹고 밥도 반 공기로 줄였다. 야식도 안먹고 야식 먹을 때 곤약 젤리만 먹으며서 겨우 뺐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스틸
결혼 후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등 기혼 여성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그는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사실 저는 저한테 온 선택지 중에 최선을 택한 거다. 사실 결혼 하고 나서 저에게 오는 선택의 폭이 줄긴 했다. 저는 경력단절이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저에게도 오긴 오더라"라며 "'산후조리원'은 읽자마자 너무 재미있었다. 미팅 때부터 정말 사활을 걸고 했다. '며느라기'는 제가 진짜 산후조리원에 조리 중일 때 다른 산모들이 추천해 줘서 원작 웹툰을 보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웹툰이 드라마화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사실 미혼이라면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보지 못했을 것 같은데, 기혼이기에 더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산후조리원' '며느라기'를 하면서 기혼 여성을 대변하는 배우가 된 것 같지만 저는 여전히 멜로나 로코도 자신있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 이후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는 "사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잘 만나지 않으니까 인기를 막 실감하진 못하고 있다. 그런데 확실히 스케줄이 많아지고 엄청 바빠졌다. 회사에서 아이돌 스케줄이라고 하더라. 제가 결혼하고 출산하고 나서 CF가 다 끊겼었는데 CF도 다시 찍게 됐다"며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한편, 영화 '고백'은 2016년 데뷔작 '초인'으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대명컬처웨이브상을 수상한 서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하선, 하윤경, 감소현, 서영화, 정은표 등이 출연한다. 오는 24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