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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청룡영화상을 다시 모니터했다. 다른 수상자들은 수상 당시 모습을 못 보는 분도 많다고 들었는데 나는 그때의 감동을 잊지 않고 스스로 용기를 주고 싶어서 바로 찾아봤다. (수상 장면을) 수 없이 되돌려 본 것 같다. 지금 인터뷰를 오기 전에도 수상 소감을 다시 찾아보기도 했다(웃음)"고 털어놨다.
공승연은 "전주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에 대한 내 연기가 자신이 없었다. 전주영화제에서 주신 상도 '왜 나에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 물론 지금 청룡영화상 신인상도 내가 잘해서가 아닌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청룡영화상은 조금 다른 지점의 상이 된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스스로에게 굉장히 야박한 타입인데 이 상을 받으면서 '그래 이제는 아주 조금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줘도 되겠구나' 싶다. 아직 현장을 가면 무서운 건 마찬가지지만 스스로 좀 더 여유를 찾고 다독거리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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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고 우여곡절 많았던 시기를 견딘 공승연. 어느 작품보다 마음고생이 컸고 이런 공승연을 옆에서 지켜본 가족들에게도 청룡영화상 신인상은 많은 의미를 안겼다. 특히 수상 소감에서도 언급된 막냇동생 정연은 공승연의 수상을 가장 뜨겁게(?) 축하해준 가족 중 하나였다. 앞서 공승연은 수상 당시 "혹시 내가 상을 받을까 봐 약간 기대를 해서 급하게 수상소감을 준비했는데 동생이 옆에서 비웃더라. 내가 너무 오바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제대로 준비할 걸 그랬다"며 "사실 연말에 집에서 시상식을 보는 게 엄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슬펐는데 지금 이렇게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니까 너무 좋다. 앞으로 자주 떨어져 있자"고 말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공승연은 "청룡영화상에서 수상 이후 집에 가니 동생 정연이가 바로 '언니, 내가 언니 무시해서 한 말이 아니야'라며 미안해하고 또 누구보다 따뜻하게 안아줬다. 사실 청룡영화상 전날 동생 정연이와 함께 차를 타고 집에 가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블릿PC로 예상 소감을 적어봤다(웃음). 내가 열심히 뭘 적고 있으니 정연이가 '뭐하냐'며 궁금해했고 미리 적은 수상 소감을 보면서 동생으로서 '언니 못 받을 수 있으니까 기대하지 마'라는 장난을 치더라. 내겐 너무 귀여운 동생이자 막내 정연의 깐족거림이었다. 상을 받고 그게 가장 먼저 생각이 나서 소감으로 정연이를 언급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상을 받게 됐고 정연이가 나보다 더 기뻐했다. 청룡영화상 신인상 트로피를 가장 먼저 구경했고 '언니 정말 멋있다'라며 칭찬해줬다"고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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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공승연은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고 이제 다시 시작인 기분도 있다. 부모님이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고 처음으로 내 연기에 안도했다고 한다. 그동안은 내 연기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도 컸다고 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도 내 딸 승연이가 안정적으로 연기를 하기 시작했구나' 생각했다고 했다"고 자부심을 전하기도 했다.
청룡영화상 신인상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여기겠다는 공승연은 "생각해보니 내년에 서른이 되기 전, 20대의 마지막을 청룡영화상 신인상으로 보내게 됐다. 20대의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고 새로운 30대를 기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사실 30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컸다. 지금보다 더 예쁘고 더 멋지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또 그렇게 되리란 확신은 없지 않나? 기대 반 의심 반 속에 청룡영화상 신인상이 기대에 대한 용기를 심어준 것 같다"고 전했다.
"청룡에서 준 신인상이 용기를 갖게 하기도 했지만 부담도 당연히 따라오더라고요. '청룡영화상 받았는데 저 정도밖에 연기를 못해?'라는 말을 듣게 될까 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죠. 영화상에 걸맞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만큼 청룡영화상은 제게 의미가 큰 영화상이거든요. 처음 후보로 지명됐을 때부터 가슴이 뛰었고 수상까지 큰 영예를 얻었죠. 이번 청룡영화상 오프닝에서 청룡이 날아와 눈을 번쩍 뜬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동시에 저도 같이 눈을 뜬 기분이에요. 청룡영화상이 배우 공승연의 길을 앞으로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아요."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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