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던파'가 쌓아온 16년간의 진기록 뛰어넘을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2-03-20 15:20 | 최종수정 2022-03-21 06:30





'K게임, 그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쓴다!'

온라인 횡스크롤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K게임(한국게임)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세상에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16년간 '던파'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각종 기록을 세우며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넥슨이 지난 2008년 '던파'를 개발한 네오플을 38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전격 인수한 후 이를 바탕으로 연매출 3조원이 넘고 시가총액 25조 7000억원이 넘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한 스토리는 업계 최고의 인수합병 사례로 꼽힐 정도이다.

온라인게임으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던파'에 또 다시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오는 24일 '던파' IP를 모바일게임으로 계승한 '던파 모바일'이 정식 출시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역사를 계속 써내려갈 것은 분명한 상황에서, 플랫폼의 대중성이란 '버프'를 발판으로 얼만큼 더 확장 가능할지가 더 관심거리라 할 수 있다.




▶'던파'가 걸어온 역사

'던파'가 출시된 2005년은 이미 3D 그래픽을 활용한 온라인 RPG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었다. 따라서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진행 방식, 그리고 예전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 조작 방식의 '던파'는 좀 안 좋게 표현하면 '구닥다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시 야구게임 '신야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허 민 네오플 대표(현 원더홀딩스 대표)는 기자에게 "오락실 느낌의 클래식 게임 하나를 개발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를 한 기억이 난다. '던파'가 현재와 같은 위상을 누릴지 대표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셈이다.

성공의 첫번째 비결은 '액션 쾌감'이라는 개발 모토에 맞춰 각종 콤보 액션이 가능한 극한의 손맛, 그 하나만큼은 당시 최고로 구현한 덕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오락실이 아닌 키보드와 마우스만으로 가능했기에 그 확장성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입소문을 탄 '던파'는 출시 후 1년만에 회원수 100만명, 동시 접속자 수 5만명을 기록한데 이어 2007년엔 누적 회원 500만명, 동시 접속자 수 15만명을 찍으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어 2008년 중국에 진출, 서비스 한 달 만에 현지 온라인게임 1위에 올랐다. 급기야 2009년 말에는 국산 게임 중 최초로 한중일 3개국 동시 접속자 수 200만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용자의 의견을 대부분 반영한 대형 업데이트는 장기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2012년 신규 캐릭터 '여귀검사' 효과를 톡톡히 본데 이어 2013년 '대전이(大轉移)'라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규 콘텐츠를 잇따라 도입하는 등 꾸준히 콘텐츠를 추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 5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팬덤을 구축하면서 액션 장르의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던파'가 기록한 누적 매출 180억 달러(약 21조원)는 SF 액션 블록버스터 '스타워즈' 모든 시리즈의 극장 수입을 합친 것보다 수십억 달러 많은 엄청난 규모이다.




▶게임 한류의 원조가 되다

특히 '던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게임 한류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외산 게임 규제와 현지 게임의 추격으로 인해 국산 게임의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던파'는 중국에서만 동시 접속자 수 50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 전세계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와 지난 2016년 10년 재계약이란 초유의 기록까지 세웠다. '던파'의 성과를 바탕으로 네오플은 지난 2018년 제55회 무역의 날 '수출 10억불탑' 정부포상을 받기도 했으며,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한 이후 제주 수출액(약 10억달러) 가운데 43%를 차지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네오플은 지난 2017년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이후 2019년까지 3년간 이를 유지하기도 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유저들과의 끊임없는 스킨십이 필요하다. 네오플은 지난 2007년 12월 국내 게임 중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인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을 열었다. 별도의 초대장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된 첫 행사에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티켓 판매 직후 단 5초 만에 5000석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이후 매년 열리는 이 행사에선 이용자끼리 컨트롤 대전을 펼치는 e스포츠 대회를 선보이거나 대형 업데이트 정보를 최초로 소개하며 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아이유와 신봉선을 함께 출연시켜 웃음을 자아낸 광고, 아이유 외에도 달샤벳 걸스데이 등 아이돌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홍보 모델 '던파걸'의 적극 활용도 국내 다른 게임에선 보기 힘든 이색적인 소통 수단이 되고 있다.




▶또 어떤 역사 써내려갈까

24일에 국내에 출시되는 '던파 모바일'은 빠르고 호쾌한 원작 고유의 액션성을 모바일 플랫폼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각 던전을 돌며 몬스터를 공략하는 전투와 유저 간 대전(PvP)도 수동 전투를 기반으로 하며, 이 재미를 극대화 하기 위해 조작 방식에도 공을 들였다.

원작의 성공을 이끌었던 네오플 윤명진 총괄 디렉터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 모험가들과 오랜 기간 함께하고 싶은 만큼 '손맛'을 위해 30번 이상 조이스틱을 개선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며 "여러 돌발 상황에서도 플레이가 끊기지 않고 다시 연결돼 이어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최적화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두차례 실시한 사내 테스트에서 게임성과 경쟁력을 파악한 것도 자신감을 갖게 되는 요소다. 캐릭터 성장 및 피로도 시스템의 만족도부터 전투 스킬 조작, 이탈하고 싶었던 순간, UI(유저 인터페이스)까지 게임 전반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는데, 가장 입맛이 까다로운 사내 직원들은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었다고 한다.

이어 지난해 12월 20일 6시간 동안 한정적으로 열린 게릴라 테스트에선 서버 오픈 직후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30분 가까이 대기열이 발생했다. 참가자들은 수동 전투, 2D 도트 그래픽, 편리한 스킬 사용, 주점난투 등에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넥슨은 자회사 네오플의 '던파 모바일' 개발팀을 서울 역삼동 사무실로 이전, 협업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다양한 직군의 인재를 영입해 개발에 속도를 냈다. 현재 인력은 250여 명으로, 300명까지 규모를 늘리는 등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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