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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중견배우 김태형이 세 아들을 잃고 눈물로 지낸 지난 10년의 시간을 털어놨다.
10년이 흐른 지금, 김태형은 "때만 되면 공황장애가 밀려온다. 몸이 기억한다"라며 10년 째 지우기 힘든 그날의 기억에 눈물을 흘렸다.
"천국에서 만나자. 열심히 살아야 한다. 지옥가면 아이들 못 만난다"며 김태형은 현재 아파트 분양 사무소에서 막내 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배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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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연락이 안 되자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고, 일주일 후 '아내 분 찾았다'는 말에 '애들은요?'라고 물었더니 '잘못됐습니다'라고 했다고. 김태형은 "표현을 못한다. 그냥 패닉이다. 혼이 나가있는 거다"며 "아이들이 엄마하고 같이 나간 그날부터 찾아서 장례 치르는 날까지 정확히 10일 정도 걸렸다. 열흘을 아무 것도 안 먹고 술만 마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 되니까 내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안하더라도 한 이틀만 더 마시면 그냥 가겠더라"면서 "그 정도 상태였다. 그냥 끝내는 거만 생각하고, 그 생각만 들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태형은 "납골당도 안 했다. 납골당에 보관을 해놓으면 매일 거기 가서 울고 있을 것 같다. 못 견디고 내가 이겨낼 수 없을 거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지금은 약간은 아쉽긴 하다. 이제 10년 정도 됐으면 한 번쯤은 가봐야 되지 않을까"라면서 아이들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던 곳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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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은 "면회를 갔다. 저도 궁금하니까 그리고 너무 황당하고 그래서. 근데 면회를 거절하더라. 면회 거절하면 만날 길이 없다. 그래서 편지를 썼다"면서 "너는 지금 창살 안에 갇혀 있지만 아마 나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너와 똑같은 형벌을 받아야 될거다"고 했다. 김태형은 "10년 전 그 당시에는 극단적인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며 "기회만 닿으면 이라고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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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은 "꿈에 문득 나타나고 그러면 자다가 누운 채로 엉엉,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면서 "보고 싶거나 그럴 때는 많이 우는 거 같고 술을 먹고 잊으려고 해보고 별 짓을 다 해봤는데 그건 제 뜻대로,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 고통은 아픔을 극복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거다"고 했다.
김태형은 "세 아이들을 하늘나라에 가서 다시 볼 때 지금은 아빠가 바보 아빠고 울고 아빠고 못난 아빠지만, 자랑스럽진 않더라고 너희를 앞에 너희를 만날 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겠다"고 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