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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배우 김혜윤(26)은 제43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데뷔 후 첫 장편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김혜윤은 의문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빠를 위해 비밀을 파헤치는 딸 혜영 역을 연기하며 인물이 가진 복잡한 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했다. 또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불도저를 직접 작동할 뿐만 아니라, 거친 액션 연기까지 선보이며 작품의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힘 있게 이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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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이 끝나고, 주변 반응도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김혜윤은 "시상식 끝나고 다음 날 배우들과 '동감' 무대 인사를 다녔는데, MC 분이 '청룡영화상 수상자 김혜윤 님에 마이크를 넘기겠다'고 말씀하시더라. 관객 분들을 가까이서 뵙고 축하도 많이 받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최근 '바퀴 달린 집4'에 함께 출연했던 '어하루즈' 로운, 이재욱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 또 '굉장히 멋지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내준 친구가 있었는데, 진심에서 우러나온 이야기 같아서 너무 고마웠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청룡영화상은 지난 2018년 방영된 JTBC 드라마 'SKY 캐슬' 주역들이 후보로 한 자리에 모였다. 신인여우상 후보 김혜윤을 비롯해 염정아는 여우주연상(인생은 아름다워)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오나라는 여우조연상(장르만 로맨스) 수상 영예까지 안게 됐다. 김혜윤은 "오나라 선배님이 여우조연상 수상하셨을 때는 제가 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선배님의 수상 소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보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고 싶었던 심정이었다. 염정아 선배님은 엄마처럼 토닥여주시고 꼭 안아주셨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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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윤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이미 충분히 입증되어온 바다. 그가 7년간 단역, 특별출연으로 차근차근 쌓아왔던 연기 모음집이 여러 방송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어 팬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기 때문. 김혜윤은 "처음에는 제 예전 영상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아직까지 이 작품을 찾아봐주시는구나'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연기도 날 것 그 자체였고 전혀 꾸밈이 없어서 부끄러웠다. 하지만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한결같다. 물론 발전해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저는 힘들 때마다 부모님 손잡고 연기 학원 등록 했을 때, 그리고 처음 대본받았을 때 설렘과 미지의 세계에 놓여있던 열정 많은 열일곱 소녀 김혜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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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트로피는 김혜윤이 앞으로 펼쳐나갈 연기 활동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용기와 위로를 건네줬다. "제가 달리기 경주를 하다가 돌뿌리에 걸렸을 때, 이 트로피가 저를 일으켜 세워 준 느낌이었다. 다시 힘을 얻고 열심히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