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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설경구가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의 길을 걷고 있다.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연민을 느꼈던 캐릭터로는 '박하사탕'의 김영호를 꼽았다. 설경구는 "촬영 당시 이창동 감독님과 눈도 안 마주쳤다"며 "아무래도 연기 경험이 부족해서 더더욱 그런 감정이 생겼던 것 같다. 스스로도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고,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잘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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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중 오랜 시간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설경구는 "영화 촬영할 때가 제일 건강하다"며 "거의 매일 두 시간씩 줄넘기를 하고 있고, 오늘 아침에도 하고 왔다"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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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온 설경구는 대본 암기를 잘하는 비법에 대한 물음에 "전혀 없다(웃음)"고 답한 뒤, "정치인을 연기할 때도 평상시에 사용하는 일상 용어가 아니다 보니 달달 외웠다. 일본어는 무조건 암기하고 영어는 먼저 눈에 익히는 것부터 했다. 제가 이창동 감독님과 첫 영화를 했을 때 감독님께서 대사를 머리에 넣지 말고 현장에 오라고 하셨는데, 그 이후 대본을 토씨 하나 안 틀리는 감독님을 만나 엄청 고생했다"고 신인 시절을 회상했다.
작품 속 자신의 존재 자체를 스포일러라고 한 설경구는 연기 활동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호기심과 기대를 품게 됐다. '배우'라는 직업이 정년이 빨리 올 수도 있는데,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인 것 같다"고 쑥쓰러운 듯 웃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