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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김란영이 위암 투병을 최초 고백했다.
데뷔 50년을 바라보는 중견가수 김란영은 '고속도로 여왕' '카페 여왕'이라고 불렸다. 김란영은 "공식 판매량만 3000만 장이고 비공식까지 하면 어마어마하다. 지금까지 앨범이 그렇게 팔린 가수는 없을 거다"라며 뿌듯해 했다.
김란영은 "그때는 제 얼굴이 없었다. 이름하고 그냥 카페 노래 이렇게만 진열됐다. 카페 여왕이라는 닉네임은 주어졌지만 '얼굴 없는 가수'가 됐다"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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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영은 위의 60%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았고 현재 후유증 진행 중이었다. 김란영은 "살이 빠질 땐 좋았다. 날씬해지니까. 수술은 힘들었지만 날씬해지니까 좋았는데 계속 살이 빠지더라. 기운도 없고. 총 15kg, 이렇게 많이 빠지는 건지 몰랐다"라 털어놓았다.
수술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몸상태에 김란영은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병원 완치에 가깝지만 5년 정도는 적응을 하셔야 한다"라며 큰 문제는 아니라 했다.
가수 김란영의 인생을 뒤흔든 위암. 몰라보게 수척해진 김란영은 집으로 돌아와 노래방 기계를 틀고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좀처럼 제 실력을 내지 못했다. 김란영은 "노래는 예전에 했던 거지만 힘이 부족해서 고음이 안나온다"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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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이 찾아오면 생각나는 사람은 어머니. 김란영은 "치우기 전에 제가 엄마 침대에 누워봤다. '엄마가 맨날 이렇게 누워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했다. 우리 엄마는 자는 시간 말고는 제 이름만 불렀다"라며 김란영이 암과 싸우는 동안 갑자기 찾아온 어머니와 이별에 대해 회상했다.
김란영은 "작년에 어머니 연세가 102세. 다른 분들은 '호상이다'라 하지만 자식된 입장에서는 호상이란 없다. 하루라도 며칠이라도 더 제 곁에 계셨으면 했다. 늘 부모님께 최선을 다했지만 저는 계속 부족한 것 같았다. 결국 코로나 때문에 돌아가셨다. 많이 속상하고 보고싶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언제나 함께일 줄 알았던 모녀는 평생 떨어지는 걸 상상도 못했다. 김란영은 "제 꿈은 원래 현모양처였다. 단지 아버님도 일찍 돌아가시고 저는 어머님을 모시고 사니까 제 결혼 조건 딱 하나는 우리 어머님을 모시고 사는 거였다. 내가 엄마를 두고 결혼한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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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영은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작곡가 임강현을 만났다. 임강현은 "나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데 잘 지냈냐 여쭤보기가 미안할 정도다"라며 걱정했다.
김란영은 "내년 4월이면 수술한지 2년이다. 제가 더 힘이 빠지고 나이 먹기 전에 저의 인생곡을 하나 받아서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든다"라 말을 꺼냈고 임강현은 "작품하다보면 어느순간 좋은 곡이 나왔을 때 전화해서 '좋은 곡 있습니다'라 말씀 드리겠다"라 했다.
김란영은 "일단 살아났으니까 재발하지 말고 건강하게만 살자 했는데 이제 수술한지 1년이 지났으니 조금 노래가 되더라. 이렇게 은퇴하기엔 아쉽다. 내년에는 저의 인생곡을 하나 만들어 남겨놓고 목소리가 안좋아지면 은퇴할 거다"라며 작은 바람을 고백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