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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태리가 드라마 '악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에 작품을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시청자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김태리가 일문일답 인터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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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산영과 악귀에 씐 구산영, 두 인물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각각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 가장 기본적으로는 대사와 상황들에 충실하려 노력했습니다. 대본에 이미 있는 설정들을 백분 활용하여 아주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고 대본 외적인 것들은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 만들어 나갔습니다. 연출적으로 두 인물의 다름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과 연기적으로 특별히 몇몇 장치들을 만들어낸 것 외에는 정말 인물들의 전사와 현재의 상황, 그들의 욕망에 집중하였습니다. 산영의 경우, 2부에서 할머니인 석란의 죽음 이후 무의식 속의 어두운 부분(자살 충동)과 동시에 살고 싶어 하는 진짜 자신을 모두 마주하게 되는데, 그 씬을 촬영한 이후부터는 인물에 대한 조금 더 깊이 있는 이해도가 생기고 연기의 실마리도 잡혔던 것 같습니다. 그런 반면에 향이도 전사를 지닌 똑같은 인간이지만 장르적 특성상 귀신의 역할(시청자분들이 놀라야 할 부분에서는 놀라게 하고, 기괴하게 느껴야 할 부분에서는 기괴하게 보이도록)도 수행해 줘야 했기에 어느 정도 연출적 혹은 연기적으로 갇혀있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부분들이 향이를 찾아가는데 시간을 조금 걸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향이의 삶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되뇌며 이 아이의 입장에 서보려 노력했고 그렇게 촬영 중반부를 지나서는 산영이를 연기할 때보다 오히려 향이를 연기할 때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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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태리가 뽑은 드라마 '악귀' 속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 4부가 무서웠던 거 같습니다. 대본도 다 알고 제가 연기도 했고, 분명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도 저는 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오는 건 정말 못 참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또 기억에 강하게 남는 씬이 있는데, 7부에서 해상의 할아버지인 염승옥의 그림자가 서서히 악귀로 변화하는 장면도 소름 돋게 무서웠던 거 같아요.
- 드라마 '악귀'는 매회 수많은 추리들이 나왔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 꽤 초반에 향이와 산영이의 뒷짐진 모습을 캐치한 추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악귀가 목단이가 아닐 거라는 추측이 기억에 남아요. 보고 감독님께 바로 스크린샷을 보내드리니 글 쓰신 분이 제작진 아니냐며 의심했던 후문이... 수많은 추리들이 있었다는 것 모두가 저희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라 생각하여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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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배우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인물을 만납니다. 그 방식의 다름 안에서 정말 많이 배웠고 또 같음 안에서는 공감하고 이해하며 연기의 시너지가 몇 배로 나지 않았었나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너무나 큰 도움을 받았기에 두 분이 해상이가 되어주어 홍새가 되어주어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해상과 홍새 뿐 아니라 문춘과 경문엄마 강모아빠... 함께 한 모든 배우분들이 제겐 크나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분에 넘치게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이었습니다.
- 드라마 종국에서 구산영은 '그래… 살아보자…'라 말하며 끝을 맺는다. 그때 구산영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 산영이도 향이도 살고 싶어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산영이는 자신의 삶을 직시하지 못했고,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야 했던 자신과는 반대로 맹목적으로 열렬하게 살고 싶어 하는 향이와의 긴 싸움을 통해 나 자신을 위한 삶, 내가 선택하는 나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후시녹음을 하면서는 블랙아웃된 화면 속에서 그녀가 미소 짓고 있었으리라 생각했어요. 시청자분들 각자가 느끼신 것이 납득 가는 답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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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영아! 네가 끝내 행복했으면 좋겠어!
- 마지막으로 그동안 시청해 주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드라마의 시작부터 청춘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겨우 보편의 청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이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제각각의 모양을 지닌 청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빛나는 푸른 봄들께,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