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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김혜수는 30번째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김혜수다운 모습으로 엔딩크레딧을 올렸다.
청룡영화상의 안주인으로서 매회 노미네이트된 작품을 사전에 관람, 분석하며 섬세한 준비를 이어간 것은 물론 수상자와 후보들 모두를 살뜰하게 챙기며 진정한 영화 축제를 완성했다. 수상자가 흘리는 감동의 눈물과 환희의 미소에 함께 울고 웃으며 청룡영화상을 이끈 김혜수. 그런 그가 30회 청룡영화상을 끝으로 진행 은퇴를 선언해 많은 선·후배 영화인, 그리고 대중의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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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청룡영화상의 30년은 청룡영화상이 곧 김혜수이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다. 영원한 청룡의 여인 김혜수에게 청룡영화상이란 이름이 적힌 트로피를 전한다"고 트로피를 전해 감동을 배가시켰다.
깜짝 등장한 정우성에게 놀란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동시에 품은 김혜수는 품에 안긴 트로피를 한참 바라보며 지난날 청룡영화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김혜수는 "예상을 전혀 못 했다. 생방송 리허설할 때까지만 해도 정우성 씨가 등장하는 건 없었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밀수'를 함께했던 염정아가 눈물을 흘리자 김혜수는 "정아 씨 울지 말라"며 다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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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그동안 상을 몇 번 받았는데 1993년부터 2023년 청룡영화상이라는 글씨가 각인돼 있다. 그 어떤 상보다 특별히 값지고 의미 있는 상이다. 고맙다"며 "언제나 그 순간이 있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인 것 같다. 일이건 관계건 떠나보낼 땐 미련을 두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도 그 순간만큼 열정을 다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난 시간에 후회 없이 충실했다 자부하기 때문이다"고 쿨한 인사를 남겼다.
이어 "우리 영화의 동향을 알고 그 지향점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청룡영화상과의 인연이 30회나 됐다. 한편 한편 너무나 소중한 우리 영화,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내게도 이 자리는 배우로서 성장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가 됐다. 우리 영화가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매년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존경심을 배웠다. 배우 김혜수의 서사에 청룡영화상이 함께했음에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청룡영화상이 많은 분들과 함께 영화를 나누고 마음껏 사랑하는 시상식으로 존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자신과 함께 청룡영화상을 이끈 파트너를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혜수는 "그동안 저와 함께 시상식을 준비해 준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함께 진행해 주신 파트너들의 배려 잊지 않겠다. 오늘 마지막 청룡영화상을 함께 해준 유연석 고맙다. 더불어 청룡영화상을 새롭게 맡아줄 진행자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청룡영화상의 진행자가 아닌 배우 김혜수로 여러분을 만나게 될 내가 조금은 낯설 수도 있다. 이제는 매년 생방송 진행의 부담을 내려놓고 22세 이후로 시상식 없는 연말을 맞이할 나 김혜수도 따뜻하게 바라봐 달라. 1993년부터 지금까지 저와 늘 함께했던 청룡영화상,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한 이 모든 순간이 유의미했고 나에겐 큰 영광이었다. 2024년 청룡의 해에 새롭게 만나게 될 청룡영화상을 영화인이자 열렬한 영화 팬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하고 응원하겠다"고 의미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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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