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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홍사빈(26)에 영화 '화란'은 배우로서 소중한 첫 발을 내딛게 만들어준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첫 장편 영화 주연작으로,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제44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값진 경험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연기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품었던 홍사빈은 성실함을 무기로 삼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대사 한 마디라도 더 내뱉어보기 위해 오디션에 여러 차례 지원을 했고, 이후 독립 영화와 장·단편 영화 합쳐서 총 100편 넘게 출연했다.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찾아오듯, 각고의 노력 끝에 '화란'이라는 작품을 운명처럼 만나게 됐다. 심사위원들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낯선 얼굴"이라고 호평하며 '배우' 홍사빈이 걸어갈 다음 스텝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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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서 가장 첫 순서인 신인남우상 부문에 '홍사빈'의 이름이 호명되자, '화란'에 함께 출연했던 김형서는 진심으로 수상을 축하하며 감격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홍사빈은 "수상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다시 모니터링을 해보니까 울고 있더라. '얘 왜 울지. 내 트로피 반을 나눠줘야 하나'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형서가 어떤 마음으로 축하를 해줬는지 잘 안다. 또 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날 왜 울었는지에 대해서 세세하게 다 적었더라. 진심을 담아 축하해 줘서 고맙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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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빈은 "드라마 '빈센조' 회식이 코로나로 인해 한참 뒤에 했다고 들었다. 당시 회식 자리에 계셨던 의상 스태프 분과 친분이 있는데, 중기 선배가 드라마 촬영장에서 항상 제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더라. '화란'은 저의 20대 인장으로 남았고, 제 개인의 역사가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찍고 나서부터 말도 안 되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실감이 안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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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빈은 "차 안에서는 히터가 나오고, 눈은 렌즈 때문에 뻑뻑한데 긴장이 안 풀리더라. 시상식에 가는 도중에 도훈이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형 상 받으면 제 이야기해 주세요. 알았죠?'라고 말하길래, '알겠어. 너 때문에 더 떨리니까 빨리 전화 끊었으면 좋겠어'라고 했다(웃음). 다행히 무대에서 도훈이 생각이 나서 수상 소감 때 잊지 않고 말했다. 도훈이가 시상 끝나자마자, 24시간 문 여는 꽃집에 가서 손 편지와 함께 꽃을 선물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안그래도 최근에 도훈이가 공연을 해서 저도 소소하게 답례를 했다"고 훈훈한 일화를 공개했다.
또한 학창 시절부터 박정민의 연기를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고 전하며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홍사빈은 "2016년 대학생 새내기 시절, 박정민 선배가 영화 '동주'로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TV로 봤다. 저한텐 언제나 선배가 롤모델이시고,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당시 박정민 선배처럼 무대에 올라가서 수상 소감을 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했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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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