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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조인성 수상 인터뷰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독(毒)마저 득(得)으로 만드는 인성이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이 따르는 법. 25년째 전성기를 이어가는 배우 조인성(42)의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크루를 향한 무한 배려와 신뢰다.
지난 11월 24일 열린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범죄 영화 '밀수'(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를 통해 데뷔 이후 첫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조인성. '밀수'에서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를 연기한 조인성은 올여름 전국구 극장가 514만명의 마음을 접수한 흥행왕으로 최고의 해를 맞았고 청룡영화상으로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상을 가장 먼저 축하해준 동료는 다름 아닌 선배 이정재였다. 조인성은 "(이)정재 선배가 가장 먼저 '멋있다'며 가장 먼저 축하를 해줬다. 그리고 (정)우성이 형도 잠깐이나마 통화로 '축하한다'며 연락을 주셨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축하는 차태현 형이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본 태현이 형이 '참 멋있는 상이 됐다. 네가 받아서 난 더 좋다'라며 형다운 축하를 해주더라. 태현이 형은 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나에 대해 늘 당신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해 주는 형이다. 그 말이 참 따뜻하고 좋았다"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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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조인성은 "늘 혜수 선배가 멋있다고 생각을 해왔던 후배 중 하나다. 청룡영화상은 혜수 선배가 후배들의 곁에 늘 있고 긴장되는 순간마다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나? 나도 떨리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혜수 선배와 뜨거운 포옹을 한다면 내 마음이 전달될 것 같아 즉흥적으로 용기 내 요청을 드렸다. 혜수 선배가 안아주며 '평생 기억하고 있을게'라는 말을 해줬는데 그게 또 내겐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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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나름의 공식이 생긴 것 같다. 아직 류승완 감독에게 말 못 했지만 개인적으로 류승완 감독의 흥행작에는 나와 윤경호 형이 함께 출연했다는 것이다. 이 두 배우의 패키지를 가져갔을 때 류승완 감독의 흥행이 조금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어른들 말에 '사대가 맞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나와 윤경호 형이 류승완 감독과 사대가 잘 맞는 것 같다. 다음 작품에는 나를 캐스팅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이야기는 꼭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나와 윤경호 형은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작은 역할이라도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밀수', 그리고 류승완 감독을 향한 무한 애정과 신뢰가 남다른 조인성. 그는 "'밀수'에서 내가 '공기를 바꿨다'라는 분에 넘치는 호평을 받았다. 공기까지 바꿨는지 잘 모르겠지만 '밀수'는 확실하게 내게 특별한 작품이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강풀 각본, 박인제·박윤서 연출)을 먼저 결정하고 촬영을 대기하고 있었는데 류승완 감독으로부터 '밀수' 제안을 받았다. '무빙'은 스튜디오앤뉴가 제작을, '밀수'는 NEW가 투자·배급을 맡으면서 조율할 여지가 생겼다. '무빙'의 극본을 맡은 강풀 작가와 류승완 감독도 워낙 절친한 사이라 서로 이해를 해주는 부분도 있었다.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까지 연달아 류승완 감독과 함께하게 됐는데 이쯤 되니 류승완 감독 전속 배우인가 싶기도 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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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남우조연상뿐만 아니라 인기스타상을 거머쥐며 2관왕을 타이틀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인기상을 받았지만 인기 비결은 아직 모르겠다. 엄청 특별한 인기 비결은 없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데뷔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니까 대중이 내게 갖는 신뢰를 조금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인생작, 인생 캐릭터도 수두룩하다. 연기 데뷔작인 '학교 3'부터 '뉴 논스톱' '피아노'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 '비열한 거리' '쌍화점'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즈' '더킹' '안시성' '모가디슈'까지 제목만 들어도 각각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떠오를 만큼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조인성이다.
그는 "누군가는 부침을 겪지 않고 탄탄대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실패한 작품과 캐릭터도 많다. 대중은 좋은 작품만 기억해 주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부분을 느껴왔기 때문에 스스로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심플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노력하다 보니 큰 대박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큰 쪽박도 없었고 그런 운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부러 나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잡고 늘 겸손하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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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