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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려원(43)이 멜로 신에 대해 언급했다.
정려원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졸업'(박경화 극본, 안판석 연출) 종영 인터뷰에 임했다.
이어 "1부부터 16부까지 멜로 소나기를 바랐는데, 1에서 4부는 가랑비인데, 6부부터는 쓰나미였다. '행간 다 읽었죠'라는 대사를 보자마자 너무 설'꺄'했다. 그래서 국어 강사구나. 문학을 이해하고 얘기하고 말싸움을 하든 얘기를 하든 삼천포를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대화구나. 계획을 묻는 게 아니라, 마음을 묻는 거라고 하면서 다시 길을 이어준다. 말들의 실수가 없고 어폐가 없는 사람들이 하는 멜로가 그때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어떤 액션이 있던 것도 아니라 '행간 다 읽었죠'하는데 '어우 나 뭐야! 어떡해!'했다. 8부까지 읽고는 대본을 셀프로 캡처했다. '졸업 8부. 정러원 님'이렇게 써있는 것을 캡처해서 작가님께 보냈다. '저에게 온 게 믿기지 않는다'고. 이 작품을 4부까지만 풀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며 웃었다.
정려원은 "준호가 '백년해로'를 언급하는 부분도 너무 좋았다. '미친 것 아니야?'하면서 집어던졌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보는 시선이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워!'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풉'하고 실소를 터뜨리는 분도 계실 것이고, '대화가 안 통하네' 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다양한 해석이 오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감을 믿었다. 제가 처음에 한 반응을 생각하니까 '남은 이렇게 하겠지'하면서 뻗어나갔으니, 시청자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1부에서는 사랑싸움이 아니라, 멜로는 한 번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해야 하는데 처음 싸운 것이 교육에 대해 싸운 것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처음 싸움이 사랑 싸움이 아니라 다행이다. 이준호는 제가 예전에 가르쳤던 방식을 거울로 비출 뿐이고, 선생님이지만 핏대를 세우면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걸 이해해주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하준 배우가 잘 해줘서 걱정은 안 했다. 찍는 내내 고마웠다. 잘 받아주고 맞춰줘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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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드신도 신선했다. 멀리서 지켜보는 듯한 베드신의 모습에 설렘을 느꼈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던 것. 정려원은 "스킨십이 점점 많아지는데 안판석 감독님이 뒷짐을 지시고는 '혜진이는 모솔이야' 이러시더라. 그래서 대본을 보니 얘가 슬립을 입어보거나 어쩔 줄을 몰라하더라. '감독님 그래도 모솔은 아니지!'했는데, 대치동처럼 정글 같은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혜진이에게는 연애가 사치일 수 있고, 동생이랑 엄마를 부양해야 해서 연애에 익숙한 애가 아닐 것이라고 하시더라. 서툰 애가 들어올 때 한방에 훅 들어오는 거라고. 그래서 이해가 바로 됐다. 그런데 모솔 설정이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더 모르겠더라. '뭐야 이 누나도 뚝딱이네'하면서 저희끼리 각을 찾아가며 했다. 그래서 재미있던 것 같다. 베드신도 하면서 '이렇게 해야겠다. 저렇게 해야겠다'하면서 액션을 하고 있는데 감독님이 '끝났다'면서 넘어지는 부분부터 대사를 딴다더라. 저희는 풀샷을 따고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 과정이 없었다. 합을 다 맞췄는데도 안 봐도 된다고 하고, 방송을 보면 알 거라고 하셨다. 그런데 세상 너무 야하더라. '애들이 보면, 부모님이랑 볼 수 있는데 어떡해!'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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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대치동 학원가를 무대로 시험 스킬에만 매몰된 입시 교육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한편 서혜진(정려원)과 이준호(위하준)의 사랑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는 진정한 어른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성장을 이루며 여운과 함께 막을 내렸다. 최종회는 수도권 평균 7.4% 최고 8.1%, 전국 평균 6.6% 최고 7.3%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