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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박서진의 콘서트날, 아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콘서트장을 뛰쳐나갔다.
그때 어머니의 잔소리 폭격이 시작됐다. 심리상담 후 소래포구에서 같이 살고 있다는 가족들. 아들의 중요한 일정을 배려한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어머니는 들어오자마자 "집 환기 좀 하고 청소를 해라. 장 봐온 거 좀 거들어주던지 집이 이게 뭐냐"라고 창문을 열었다.
아버지는 녹음실에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박서진은 "아버지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시는데 집에만 있으면 무료하실까봐 노래방처럼 부르실 수 있게 열어드렸다"라 설명했다. 아버지의 노래에 백지영은 "목소리에 한이 있으시다"라 평가했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깬 박서진은 "이틀간 콘서트에 7천분 정도 오신다"라 했다. 닻별 체육대회 때 전국에서 모인 2천여명의 팬들. 이번 콘서트에는 3배가 넘게 온다고. 박서진은 "다 살림남 덕분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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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에 누운 박서진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베개 속을 열어봤고 팥이 쏟아졌다. 잡신을 쫓기 위한 붉은 팥을 몰래 넣어놨던 것. 백지영은 "아들이 걱정되는 마음에 그러신 거다"라 공감했다.
박서진은 "이게 뭐냐. 그런 거 다 미신이다"라며 따져 물었지만 어머니는 "옛날에 한 번 사고를 당해서 그렇다"라 했다. 박서진은 "제 생애 첫 콘서트가 있던 날에 부모님의 배가 구멍이 나서 가라앉았다. 두 분이 배에서 자고 있었는데 그랬다. 하마터면 같은 날에 돌아가실 뻔 했다"라 회상했다.
어머니는 "엄청 아찔한 거다. 그래서 콘서트만 다가오면 그 생각이 난다. 배가 자꾸 찌그러지는 거 같아서 남편에게 살펴보라고 했는데 이미 반쯤 배가 잠겨있었다"라 했다. 아버지 역시 "아무리 조치해봐도 가라앉더라. 그래서 내 구명조끼까지 아내에게 주면서 '당신이나 살아. 나는 안되겠다'라 했는데 아내가 내 목덜미를 잡고 치켜올라서 우여곡절 끝에 살아나왔다"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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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은 "엄마가 그렇게 소리치면서 이야기 하시는데 미안한 감정이 들더라. 그래도 걱정해서 잘돼라고 하신 말씀인데 제가 그런 마음을 몰라주고 화만 낸 게 아닌가 싶었다"라 고백했다.
드디어 박서진의 콘서트날, 팬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였고 수많은 버스들의 박서진을 위해 팬들을 실어날랐다.가발 쓴 아버지에 "서진이도 슬슬 모발 관리 해야겠다"는 말에 박서진은 "이미 하고 있다"라 밝혔다. 박서진은 "저 뒷머리를 앞에 심는 모발이식을 했다. 탈모약도 복용하고 있다"라 했다. 실제로 박서진은 성형 비용이 1억 원이 들었다고.
오프닝 리허설은 보통이 아닌 스케일로 권은비도 "정말 세트에 돈 많이 쓰셨다"라 놀랄 정도였다.
고마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이 무대, 3500석이 가득 채워졌다. 박서진은 장구로 시작해 춤까지 선보였다. 그리고 박서진의 구성진 목소리로 트로트 매들리가 이어졌다.
박서진은 "다음 무대는 알고보니 혼수상태 형들과 '별아별아'를 부르려 한다. 오늘이 마지막 외침이 될 거 같다. 그리고 이제 마음 속에서 형들을 떠나보내려고 한다"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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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조용히 자리를 떠난 아버지는 박서진의 마음을 알지만 못내 서운해 했다. 아버지는 "어젯밤에 누워 자는데 큰형은 꽹과리 들고 셋째 형은 소고를 들고 콘서트 축하한다고 꿈에 나왔나보다. 그런데 오늘 형들을 떠나보낼 거라고 해서...지금껏 서진이가 형들을 붙잡고 있었는데, 나도 그렇고. 근데 떠나보낸다 하니까 눈물이 났다"라 털어놓았다.
박서진은 "저날은 담담하게 형들을 떠나보내려고 했는데 아버지를 보는데 너무 울고 계신 거다. 그래서 저도 눈물이 흘렀다"라 했다.
박서진은 자신을 변함없이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닻별가'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