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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특별한 배우 이동욱(44)이 특별한 마음으로 '하얼빈'의 의미를 높였다.
특히 '하얼빈'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등 화려한 캐스팅에 더해 이동욱의 특별출연으로 더욱 무게가 실렸다. 안중근과 대립하지만 조국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은 같았던 독립군 이창섭으로 변신한 이동욱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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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주인공에서 거친 독립군으로 변신한 이동욱은 "이 작품이 내 필모에서 절대적이고 아주 중요하다고는 생각 안 한다. 만약 이 작품을 못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작품에서 이동욱으로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큰 작품을 해야 큰 배우가 되는 논리에 갇히고 싶지 않다. 그저 노동자로서 노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래서 큰 작품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은 없었다"며 "내가 연기한 이창섭 역시 가공의 인물이다. '평소' 이동욱, 그리고 '핑계고' 욱동이와 달리 '하얼빈'에선 웃길 일 없다'가 내가 이 작품에 임한 자세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얼빈' 속 거친 얼굴에 대한 부담을 못 느꼈다. 다만 수염이 가짜처럼 느껴질까봐 걱정은 했다. tvN 드라마 '구미호뎐1938' 마지막 촬영쯤과 '하얼빈' 초반 촬영이 좀 겹쳤다. '구미호뎐1938'은 레드브라운 헤어스타일을 보였고 '하얼빈'은 까만 헤어스타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2주 사이 염색을 세 번 했다. 또 '구미호뎐1938'에서 판타지를 하다가 '하얼빈'은 현실 연기를 해야 해서 내 스스로 버겁더라. '구미호뎐1938'은 시즌제를 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컸고 온전히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핑계고' 욱동이에 대한 소회도 남달랐다. 이동욱은 "나의 서브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핑계고'를 워낙 많이 좋아해준다. 그 이야기를 어디에 가도 항상 듣는다. '핑계고'에서 작품상을 2연패하기도 했다. 올해 '핑계고' 시상식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참석했다. 그런데 막상 전년도 대상 수상자로서 시상을 하는데 봉투 열기 전 '내 이름이 있으면 어쩌지?' '곤란한데?'라며 헛된 상상을 했는데 역시 황정민 선배가 받았더라. 아쉽다기 보다는 한 번쯤 더 받아야 할 것 같다"고 고백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이어 "처음에는 유재석 형이 불러서 '핑계고'를 간 것이다. 내가 예능 경험이 아예 없는 배우가 아니다. SBS '강심장'도 그렇고 내 이름을 건 토크쇼도 했다. 주변에 아는 개그맨 선후배도 많다. 평소에도 즐거운 것을 좋아한다. '핑계고' 나가는 게 내 인생에서 나를 바닥으로 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핑계고' 대상 받고는 부담이 좀 있더라. 더는 웃길 자신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올해도 더 웃겨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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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을 통해 현빈과 돈독한 유대를 쌓은 이동욱은 "라트비아 촬영 당시 쉬는 날 산책을 많이 했다. 달리 할 게 없더라. 라트비아가 워낙 작기도 했고 아침에 운동하고 식사 후 다 같이 산책을 자주 했다. 그게 유일한 일상이었다. 우민호 감독도 나와 현빈이 산책하러 나가면 '오우, 좋아!'라며 자주 밖에 다니라고 하더라"며 "흥행은 내가 바라는 대로 될 수 없고 내 힘으로만 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하얼빈'은 너무 잘 되고 있어서 다행이고 기쁘다. 그리고 현빈이 열심히 하고 있다. 현빈이 계속 힘내주길 바라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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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동욱은 지난 4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피해 지원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소식도 전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는 "일부러 국가 애도 기간 마지막 날인 4일에 기부를 했다. 사람들이 한 번 더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보다 더 자주 많은 액수로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기부 기사가 많이 나고 많은 분들의 입에 오르게 돼 오히려 쑥스럽다. 내 작은 마음이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진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이지 않을까 싶어 마음을 전하게 됐다"고 답했다.
'하얼빈'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그리고 이동욱 등이 출연했고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