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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월간 문익환] 50~70대 퇴직자들, 아카이브서 책까지 의기투합...'일반인+기록인' 협업 모범사례로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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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3 13:49


[어쩌다 월간 문익환] 50~70대 퇴직자들, 아카이브서 책까지 의기투합…

5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신중년 퇴직자들이 젊은 아키비스트(기록·서지학자)와 함께 모여 에세이집을 냈다.

그런데 책 이름이 조금 독특하다. '어쩌다 월간 문익환'이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의미인데, 그 사연이 흥미롭다.

지은이 7명은 아카이브 기반 콘텐츠 제작팀 '콘텐츠 플러스(김아현 박선정 박영옥 백문기 오남경 오명진 조만석)' 멤버들이다. 지난 2022년 3월 첫 호를 시작으로 8페이지짜리 타블로이드 잡지 '월간 문익환'을 3년째 발행하고 있다.

이 책은 신중년 퇴직자와 40대 이하 젊은 아키비스트가 함께 하는 '콘텐츠 플러스' 멤버들이 '월간 문익환'을 발행한 활동 기록과 경험을 엮은 것이다. 월간지 발행과 관련한 특별하고 세세한 뒷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카이브 봉사로 만난 지은이들이 사료에 기반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서로 의기투합해 오프라인 지면까지 만들게 되는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읽기 쉽게 소개한다.

따라서 책의 내용도 '월간 문익환'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지은이들이 공동의 콘텐츠를 만들게 된 사연을 비롯해 '월간 문익환' 시즌1과 시즌2의 발행 에피소드, '월간 문익환' 코너들, '월간 문익환'과 아카이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2022년 2월 첫 편집회의가 열리던 날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이었다. 누구도 무언가를 강제하지 않았고, 쓰다가 힘들면 중간에 '만세' 부르고 안 써도 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이 주어졌다."라고 기억한다.

2024년 4월 시즌2를 마감하면서 "늦봄과 함께한 사람들, 그들만이 갖고 있는 기억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시대정신들, 이 모두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문익환'. 그것이 우리를 시즌2로 이끈 가장 큰 동력이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한다.


지은이들의 전직은 다채롭다. 광고회사 임원, 언론사 편집기자, 항공사 직원, 방송사 PD, 도서관 사서 등이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지은이들은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순도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무보수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어 의미가 더 크다.

나이도, 경험도, 경력도 다른 사람들이 문익환 목사와 늦봄 아카이브를 매개로 월간지 발행이라는 쉽지 않은 작업을 이어온 셈이다.

한편 지은이들은 매주 늦봄 아카이브 수장고에서 문익환 목사의 편지를 아카이빙 하는 등 봉사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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