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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원경' 차주영과 이현욱이 회한의 세월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세자의 끈을 놓지 못한 아버지에게 양녕은 "폐세자가 됐다하여, 원망하지 않겠다. 동생이 위에 오르면 그의 충실한 신하가 되겠다"며 형제들간의 싸움은 없을 것이라 안심시켰다. 끝까지 집안의 장남, 그리고 세자의 품위를 잃지 말라는 원경의 가르침대로였다. 충녕은 "왕이 성정을 베풀지 못하면 백성이 철퇴를 들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진, 으뜸의 자리에 백성을 두는 임금이 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이방원은 양녕을 폐위하고 충녕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그리고 그는 훗날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룬 세종대왕(이준영)이 됐다. 세종은 구휼법과 병장기 생산 등 민생을 위한 정책을 펼쳐나갔고, 이방원의 뜻에 따라 원경의 남은 가족들을 챙겼다.
세종 2년, 타고 있던 호랑이 등에서 내려온 원경과 이방원은 뜨겁게 사랑했고, 함께 대의를 꿈꿨고, 치열하게 싸우며 지나온 시간을 함께 나눴다. "임금 노릇 하시느라 애쓰셨다"는 아내 원경에게 "그대가 있어 이 자리까지 왔다"라는 남편 이방원, 이렇게 평안한 시간이 흘러가나 싶었지만, 이들도 세월을 막진 못했다. 원경이 학질(말라리아)로 병세가 악화된 것이다. 그녀는 이방원에게 마지막으로 "왕과 왕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당신이 곁에 있다면 한평생 오롯이 행복하였을 것"이란 더 깊어진 사랑을 고백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리 만든 것 같다며 자책하는 남편을 다독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