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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K-밴드' YB가 데뷔 30주년에 'K-메탈'에 도전, 한계를 넘어선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것에 보컬 윤도현은 "30년을 돌아보면 어떻게 왔나 싶기도 하다. 처음부터 저희가 목표를 가지고 몇 년을 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니, 30년이 흐른 것 같다. 올해는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한다. 베스트 앨범도 동시에 준비 중이고, 투어도 길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6일에는 신보 '오디세이'를 발표한다. YB가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2023년 2월 싱글 '약속'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앨범 '오디세이'에는 외부의 억압과 내적 갈등의 고통에 시달렸지만, 내면의 힘과 희망을 발견하며 자유를 향한 여정이 그려졌다. 고통과 혼란 속에 머물지만, 점차 자신을 재발견하고 마침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정한 자유를 쟁취하는 내용이다.
이날 청음회 진행을 맡은 임진호 음악 평론가는 "YB의 진귀한 앨범이 나왔다. 타이틀이 '오디세이'다. 대중적인 스탠스로는 못할 수 있다. 이번에는 모든 곡이 센 곡이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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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은 2023년 암 완치 소식을 뒤늦게 전해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희귀암(위말트 림프종) 투병 당시 메탈 음악은 '격렬한' 위로가 됐다. "암 투병할 때 메탈 음악을 들으면서 힘이 됐다"는 윤도현은 "무아지경에 빠지고 어려운 연주에 집중하게 되더라. 의사선생님도 술, 담배 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메탈을 끊으라고는 안 하셨다"며 웃었다.
이어 "코로나와 투병 시기가 겹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혼란이 있었다. 그때 유일하게 메탈이 저를 잡아줬다. 어린 친구들이 게임하듯이 매일 안 들으면 안 될 것 같더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라며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런 가사를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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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록이라고 해서 노랫말로 흘리는 경우도 있는데, YB 가사 전달은 정확하고 시원하다. 예전 윤도현 목소리나 지금 목소리나, 모두 파워풀하다. 몇 년 전에 살짝 아팠다가 완치됐기 때문에, 더 뜻깊은 앨범이라 생각한다. 기분이 더 좋다. 윤도현의 살아있는 음악, YB의 살아있는 연주라 행복하다"며 기쁜 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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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타이틀곡 '리벨리온(Rebellion)'은 억압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자유 의지가 담겼다. 특히 후배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함께 한 곡으로, 눈길을 끈다. 1996년 결성된 YB가 2021년 데뷔한 'JYP 신인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입을 맞춰, 25년차를 뛰어넘는 합을 자랑한다.
윤도현은 "젊은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피처링했다. 그 친구들 앨범에 제가 한 번 작업했었다. 저에게 연락한 이유가 대학 축제 때 '뽀로로'를 메탈로 편곡한 적 있는데, 그걸 보고 감동받았다고 하더라. 그로울링 창법(낮은 톤으로 짐승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는 창법)을 할만한 가수가 필요하다며 저를 찾았다. 너무 귀엽고 연주도 잘하는 친구들이다"라며 "무대 위에서 즐겨야할 곡이 필요해서 만들었다.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선공개하면 좋겠다고 해서 먼저 공개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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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선 저희의 한계치를 테스트한다는 의미도 있어서, 이번에는 여섯 곡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서 미니앨범으로 준비했다"며 "사실 이런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다. 마음이 변할까봐 계속 하겠다는 장담은 못하지만, 메탈이 저희에게 맞는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드럼 김진원은 "저희가 해오던 스타일보다, 퀵 드럼이 기타에 맞춘 음악이다. 그래서 발이 많이 아팠다"고 너스레를 떨며 "예전에는 카피해서 공연하고 그랬는데, 다시 올드한 스타일도 답습해야 했다. 메탈 스타일 드럼이 급변하기도 했다. 제가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최대한 뽑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에는 YB의 30년이 있다. (윤)도현이가 갑자기 그로울링 창법한다고 해서 걱정도 했었는데, 하이브리드 모던 메탈로 YB의 새로운 배가 출항하게 됐다. 이 작업을 YB 안에서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선물 받은 앨범 같다"고 덧붙였다.
YB는 5일 선공개곡 '리벨리온'을 발표하고, 26일 오후 6시 신보 '오디세이' 전곡을 공개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