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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상적 영화적 체험(종합)

안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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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0 13:08 | 최종수정 2025-02-20 19:48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나오미 아키에, 마크 라팔로, 스티븐 연, 최두호 프로듀서.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세계 최고의 거장과 배우들이 뭉쳤다. 봉준호 감독표 SF 영화 '미키 17'이 관객들에게 마법 같은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 최두호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 프로듀서와 배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가 참석했다. 영화는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이자,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미키 17'은 영화 '기생충'(2019)으로 칸 국제영화제 그랑프리와 미국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봉 감독의 복귀작이다. 주인공인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해 스티븐 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캐스팅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봉 감독은 캐스팅 비화에 대해 "제가 아무래도 성격이 이상하다 보니 사람을 볼 때도 이상한 면만 보게 되는 거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사람의 원래 알려진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면 집착이 생긴다. 그동안 마크 러팔로가 악역을 한 번도 안 했다는 게 신기했고, 그 기회를 제가 가장 먼저 누릴 수 있어서 기쁘다. 독재자들은 이상하면서도 위험한, 대중을 휘어잡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이 역할을 마크 러팔로가 잘 소화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나오미 아키에,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이어 나오미 애키와 스티븐 연에 대해선 "예전에 나오미 애키가 역사적인 가수 휘트니 휴스턴 전기영화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면서 연기를 한 적 있었다. 그의 목소리만으로도 독재자를 휘어잡는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매력을 제가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이 뿌듯하다. 스티븐 연은 '옥자'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을 함께 했다. '미키 17'을 땀냄새, 인간 냄새나는 SF영화로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덕분에 이룰 수 있었다. 하이웨스트 바지를 입고 사채업자한테 쫓기는 스티븐 연의 모습은 SF영화에선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라며 "모든 배우들이 제가 예상한 것 그 이상으로 보여줘서 감사하고, 되려 제가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나오미 아키에.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미키 17'로 첫 내한한 나오미 애키는 "한국에 온 게 처음"이라며 "정말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봉 감독과 함께 인사드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나오미 애키는 극 중 미키(로버트 패틴슨)에겐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냉철하고 용감한 요원 나샤를 연기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저를 자유롭게 만든 역할이었다. 보면 볼수록 진정성 있고 진실하더라. 다른 캐릭터들은 비밀이 있고 자신을 숨기려고 하지만, 나샤는 솔직하다. 대본을 읽고 캐릭터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행복했다. 연기는 항상 어렵고, 흥미롭긴 하지만 모든 게 결국 실험이고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좀 더 다르게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결과물에 대해선 아주 만족스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스티븐 연.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미키와 함께 얼음행성으로 이주한 친구 티모 역을 맡은 스티븐 연은 "2년 전에 촬영을 마쳤는데, 지금 다시 연기를 한다면 또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성난 사람들' 촬영 직후 작품에 합류했고, 티모가 흥미로운 캐릭터로 다가왔다. 자신의 어두운 면까지 포용을 해야 했고,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 캐릭터였다. 제 연기에 대해 모든 걸 만족할 순 없지만, 봉 감독의 비전에 맞게 역할을 소화해 냈다면 참여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옥자' 이후 재회한 봉 감독에 대해선 "캐릭터와 배우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시고, 적극 지원해 주신다.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 촬영장에서 좀 더 여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된다"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봉 감독님만의 눈빛과 시각이 아름답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크 러팔로.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마크 러팔로는 지난 2015년 영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후 10년 만에 내한했다. 그는 "다시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지난번에도 엄청난 환대를 받아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저를 질투했었다. 그분이 누굴 그렇게 질투하는 건 처음 본다"면서 "정말 위대하신 감독님과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감독님의 고국에 오게 돼 반갑다"고 웃으며 말했다.

얼음행성 개척단의 독재자 케네스 마셜로 분한 마크 러팔로는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했다. 그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이 배역이 나한테 주어진 게 맞나' 싶어서 주의 깊게 대본을 봤다. 저 스스로를 의심할 때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처음 시도한 역할이기 때문에 겁이 나기도 한다. 아직 리뷰를 안 읽었는데, 영화의 취지에 맞게 연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현지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마크 러팔로는 "감독님과도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특정한 인물을 연상시키지 않았으면 했다. 이 캐릭터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우리는 쩨쩨하고 그릇이 작은 독재자들을 오랜 시간 동안 봐오지 않았나. 영악하게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 하다가 결국 실패하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SC현장] "극장서 안보면 후회해"…봉준호 표 SF '미키 17', 환…
20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 참석한 봉준호 감독, 나오미 아키에,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최두호 프로듀서. 삼성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2.20/
6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나게 된 봉 감독은 "영화를 보시는 관객 분들이 조금이라도 공감과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미키가 여러 가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지 않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연약하고 불쌍한 청년이지만 결국 그가 파괴되지 않았다는 거다. '미키 17'도 스펙터클한데, 배우들의 풍부한 연기를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것 자체가 스펙터클하다"며 "아마 극장에서 안 보시면 후회하실 것"이라고 전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미키 17'은 28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 개봉을 확정했다. 북미 개봉일은 3월 7일이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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