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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헌·돈덕전·석조전…그 시절 궁궐 '양관'을 아시나요

기사입력 2025-04-21 10:16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자료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 대군주보,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모두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 소장품으로 왼쪽은 표지, 오른쪽은 돈덕전 배치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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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서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전시

궁궐에 지은 서양식 건축물 조명…사진·문헌 등 110여 점 소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2023년 재건된 덕수궁 돈덕전은 과거 화려한 유럽풍 외관의 벽돌 건물로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1층에는 외국에서 온 공사나 대사가 황제를 만날 수 있는 폐현실이 있었다. 1907년 순종(재위 1907∼1910)이 황제 즉위식을 올린 곳이 바로 돈덕전이다.

덕수궁의 또 다른 건물인 정관헌은 동·서양의 양식을 모두 갖췄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이곳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인조석 기둥을 둘러 내부 공간을 만들었고, 포치(건물 입구나 현관에 지붕을 갖춘 곳)도 있었다.

두 건물 모두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 즉 지금의 덕수궁에 들어선 양관(洋館)이었다.

개항 이후 궁궐에 건립된 서양식 건축물인 양관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2일부터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에서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전시는 전통 궁궐 건물과 확연히 달랐던 양관을 소개한다.

정관헌·중명전·돈덕전·석조전 등 덕수궁에 있었던 여러 건물과 관련한 유물과 문헌, 어보(御寶·국가적 문서에 사용하던 임금의 도장) 등 110여 점을 모았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양관의 건축적 특징을 짚으며 시작된다.

돈덕전을 비롯한 양관에서 발견된 벽돌, 타일, 보일러 부재 등을 만날 수 있다. 석조전의 바닥과 지붕에 적용된 철골 콘크리트 구조도 보여준다.

100여년 전 양관이 어떻게 쓰였는지 설명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덕수궁관리소 관계자는 "화재에 강한 특성을 지닌 양관은 황실의 도서관과 수장고로 활용됐으며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 외교 의례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1909년 북한산 행궁에서 보관하다가 정관헌으로 옮겼던 국새와 어보 일부도 공개된다.

고종(재위 1863∼1907)의 후궁이자 영친왕 이은(1897∼1970)의 어머니인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하여 받드는 곳'(尊奉之所)'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는 처음 공개된다.

1901년 4월∼1902년 1월 외국 사절을 접견한 기록이 남아 있는 '공사청일기', 순종 즉위식장 배치도가 실린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덕수궁관리소 측은 "1904년 경운궁 대화재 이전에 외국 사절이 황제를 만나 뵙기 전 대기하던 공간인 휴게실 모습을 담은 사진도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양관이란 공간을 다채롭게 설명하는 점은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1910년 건립 당시 석조전에 쓰인 영국 회사 메이플(Maple & Co.)의 가구 등을 활용해 양관의 입식 공간과 온돌을 바탕으로 한 좌식 공간을 함께 보여준다.

정관헌과 돈덕전의 폐현실(외교 의례 공간)을 대한제국 당시 모습으로 연출한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정관헌은 사방에 벽이 있던 옛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건물이 철거·변형된 양관이 오늘날 복원되는 과정을 조명한 전시품 또한 관심을 끈다.

덕수궁관리소는 "양관이 서구 문물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의지가 담긴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3일까지.

ye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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