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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DGK)이 주최하는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상식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배우 유아인이 후보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디렉터스컷 어워즈 감독상 후보로는 지난해 극장가 오컬트 신드롬을 일으키며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파묘'(장재현 감독)부터 개봉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신작 '승부'(김형주 감독)까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워너브러더스가 만든 '미키 17'(봉준호 감독)도 후보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시리즈 부분에서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황동혁 연출)와 '동조자'(박찬욱 감독) 등이 후보가 됐다.
배우상 후보도 역대급이다. 여자배우상 후보로는 김고은이 '파묘'와 '대도시의 사랑법' 등 두 작품 모두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남자배우상 후보 또한 '미키 17'의 로버트 패틴슨이 이름을 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승부'에서 손가락까지 연기한 이병헌도 빠지지 않고 후보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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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촬영한 신작들은 충격적인 마약 스캔들로 한참 동안 창고에서 묵히며 개봉되지 못하거나 공개하지 못하는 악재를 맞기도 했는데,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가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개하면서 불을 붙였다. '종말의 바보' 당시 작품성 자체에 대한 호불호와 유아인의 마약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올해 오랜 장고 끝에 '승부'가 개봉했고 작품 자체에 대한 호평을 얻으며 2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 눈물겨운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 분위기에 이어 오는 6월 유아인의 또 다른 신작 '하이파이브'도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올해 디렉터스컷 어워즈 후보가 된 유아인을 봤을 때 사생활을 제외한 '배우 유아인'으로서 감독들의 평가는 여전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일부 대중에겐 '유아인 감싸기'라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는바, 여러모로 '후보 유아인'이 부담스러운 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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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앞서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지난 2016년 열린 시상식에서 김민희를 감싸는 발언으로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아가씨'(박찬욱 감독)를 통해 디렉터스컷 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 불륜 인정 후 쏟아지는 비난으로 국내 공식 석상에 두문불출했는데 시상식에 불참한 김민희를 향해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연기와 영화적 열정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과 함께 "(김)민희야, 감독들은 널 사랑한단다"고 공개 지지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아가씨'를 공동 제작했던 제작사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 또한 대리 수상에 나서며 "꼭 상을 전달해 감독들이 김민희를 지지한다는 것을 알려주겠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됐다.
올해 디렉터스컷 어워즈 역시 유아인을 지지하는 감독들의 공식적인 언급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독들은 '불륜' 김민희를 지지한 데 이어 '마약 사범' 유아인까지 사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