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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배우에서 무속인이 된 이건주가 44년만에 어머니를 만났다.
이건주는 "깜짝 놀랐다. 어머니가 재혼을 하셔서 저 말고 다른 아이를 낳고 사시더라. 고민도 되고 혼란스러웠다"라며 키워준 고모와 상담했다. 그는 "내가 고민 됐던 건 내가 나섰다가 한 가정을 무너트릴까 걱정이 된다"라 했지만 고모는 조카를 응원했다.
과거 한 방송에서 어머니를 찾았던 이건주였지만 결국 어머니를 만나지 않았었다. 이건주는 "그때는 제가 안만난다 했지만 이번엔 다르지 않냐. 선택을 받아들이려고 한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승연은 "자식은 안보고 싶다 할지 몰라도 부모님의 마음은 다른 거 같다"라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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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건주는 어머니의 집에는 들어가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제작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건주의 부탁으로 제작진은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머니 집에서 이건주가 기다리는 카페는 단 5분 거리. 어머니는 마이크를 차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 이건주는 "오실까? 안오실까? 나 어떻게 해야하지? 싶었다. 무슨 말을 해야하지 고민됐다. '반갑습니다 어머니. 제가 이건줍니다' 해야 하나 싶었다"라 했다.
"너무 떨렸고 너무 긴장됐다"라는 이건주에 어머니는 "건주야 엄마야"라며 울먹이면서 두 팔을 벌려 아들을 안았다. 어머니는 "건주 많이 보고싶었어"라며 오열했다. 처음 안겨보는 엄마의 품.
이건주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눈물은 나도 울컥했지만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몰랐다. 그리움의 눈물인지 속상함인지, 안도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런데도 눈물은 나더라"라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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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 엄마에게 하는 말. 이건주는 "궁금했다. 어떤 분인지, 나랑 닮았는지. 아무것도 몰랐으니까"라 했고 어머니는 "건주가 엄마를 생각하기를 '나를 버리고 갔구나' 할까봐. 사실은 그게 아닌데. 엄마를 얼마나 많이 원망했을까"라며 눈물을 닦아냈다.
어머니는 "난 너 만나고 싶었다. 연락처만 알면 만나고 싶었는데 길이 없더라. 다 털어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나온 거지 널 버린 게 아니다. 방송에서 너 우는 것도 봤고 (엄마에 대한) 오해가 있나보다 싶었다"라 홀로 식힌 마음을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건주를 데리고 오려 했었다. '내가 키우겠다' 했는데 전남편이 '절대 안된다' 해서 애를 못데리고 왔다. 이혼하고 (나 혼자) 나왔다. 그 어린애가 얼마나 엄마를 찾았겠냐. 나는 같은 동네에서 지켜보고 혼자 울었다. 빨간 철문 집에 (건주가) 살았다. 머리 모양도 기억이 난다. 가저 보면 뭐라 할 거 같아서 멀리서 보고 가슴앓이 했다. '예쁘게만 커라' 했다"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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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는 "그전에는 바닷가에서 커피숍을 했다. 엄마가 잘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초라한 걸 보여주기 싫었다. 찾고 싶어도 마음대로 안되더라"라 한탄했다.
지금 어머니는 재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이들도 네 존재를 안다. 여동생은 '건주 오빠 만났냐'고도 물어본다"라며 성이 다른 두 동생들의 사진도 보여줬다. 이건주와 똑닮은 동생들. 이건주는 처음보는 동생들에 눈을 못뗐다.
이건주는 "엄마에게 묻고 싶던 게 있다. 제작진한테 '건주 돈 잘 벌어요?'라 했다던데"라 물었고 어머니는 "그런 말 안했다. 나도 그 소릴 듣고 황당했다. 난 그런 소리 한 적이 없다"라며 억울해 했다. 이건주는 "지금 그 얘길 들었으면 달랐을텐데 그때는 반발심이 들었다. '엄마는 궁금한 게 그것밖에 없었을까?' 싶었다.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라고 끄덕였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