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딸 못 지켰다"…메이딘 A씨 母 눈물, 143엔터 대표 성추행 주장(종합)

정빛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4-29 12:38 | 최종수정 2025-04-29 16:32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메이딘 출신 A씨 측이 소속사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이용학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 어머니, A씨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 허유정 전 143엔터 A&R팀장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회의실에서 열린 '143엔터 이용학 대표의 소속 아이돌 멤버 강제추행 고소 기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이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2일 JTBC '사건반장' 측은 2024년 9월 데뷔한 다국적 걸그룹 멤버가 소속사 대표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피해자가 메이딘의 A씨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143 측은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으며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부인했다.

이후 메이딘에서 탈퇴한 A씨 측은 이날 143엔터 이용학 대표의 소속 아이돌에 대한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고소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경위 설명과 143엔터 측에 공식 사과 및 가해자 퇴출 등을 요구했다. A씨가 미성년자였던 지난해 10월 이용학 대표가 (A씨를) 대표실로 불러서 3시간 동안 폭언과 협박을 가한 후, 강제추행과 성적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을 가했다는 것이 A씨 측의 입장이다.


사진 출처=143엔터테인먼트
이날 A씨 어머니는 직접 나서서 피해를 호소했다. 가은 어머니는 "A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겼다. 밝고 맑은 아이였다. 아이돌을 꿈꿨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생기를 잃어 갔다. 이용학 대표는 상담이라는 명분으로 애들을 불러 이간질을 했다. 그 결과 동료를 서로 믿지 못하게 했다. 엄마인 저는 사회생활이란 그런 것이다, 너가 원해서 시작한 것이라는 말로 아이를 몰아갔다.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하라는 대로 따랐다. 이게 화근이 될 줄 몰랐다. 아이는 힘들어하면서도 활동을 하려고 했다. 이용학 대표는 친딸같이 예뻐하는 것이라며, 친구와의 소통도 막았다. 한 번은 A가 따로 춤 선생님에게 상담한 것을 알고, 이용학 대표는 아침이고 낮이고 밤이고 가은이의 휴대전화를 검사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가벼운 스킨십이었던 신체적 접촉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 심해졌다. 아이가 대표에게몸을 터치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용학 대표는 업무상이라는 이유로 지속적인 스킨십을 이어갔다.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저는 진심으로 죄인이라 생각했다. 아이가 몇 번이나 구조 신호를 보냈음에도 듣지 않았고, 눈과 귀를 닫은 결과 아이는 상상도 못한 일을 겪어야 했다. 그래도 아이는 팬들 생각에 메이딘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는 도무지 어떻게 할 지 모르고, 당시 신고를 못했다. 대표에게 각서만 받고 활동을 조용히 마무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각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78로 시작하는 이 대표의 주민번호가 적혀 있다. 또 "본인 이용학은 멤버 A씨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향후 143엔터와 관련한 계약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며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관계의 있어 A씨에게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다. 2014-10-25"라는 글귀와 함께 이용학 대표의 이름과 서명이 써져 있다.

A씨 어머니는 "당시는 대표만 일선에서 물러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대표는 휘파람을 불며 아무일 없다는 듯 행동했다. 아이는 대표의 휘파람 소리가 귀에 맴돈다면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했다. 아이는 결국 무너졌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저는 한시도 아이를 떠날 수 없었다.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타들어갔다. 그러던 중, '사건반장'에서 아이의 녹취가 방송됐다. 동의한 적도 없었고,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 조용히 사건을 끝내려 했는데, 방송에 나오니 아이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가에 아빠가 대표를 만났다. 원하는 조건 다 들어준대서, 조율했다. 당시 대표가 회사에서 입장문을 올릴 텐데, 아이보고 '좋아요'를 누르라고 했다. 이용학 대표는 아이의 입장문도 올려달라고 했다. 그들이 보내온 '아이 입장문' 내용을 보고 눈물이 났다. 입장문은 거짓 투성이었다. 왜 피해자가 가해자 입장을 올려야 하느냐. 이용학 대표는 태도가 달라졌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또 "아이는 모든 것을 143엔터에 걸었다. 이제부터 아이가 뭘 해야 할까 막막했다. 아이돌 활동도 대표의 사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합의금뿐이었다. 부끄럽지만 우리는 가진 것이 없는 집이다. 아이 미래를 걱정한 부모의 미련한 마음이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단순히 돈만 요구하고, 아이가 다칠 수 있을 것 같다. 돌이켜보니 죄책감이 들었다. 대표는 합의금도 죄를 인정하는 거라며 거부했다. '이러면 A씨가 다치는 것'이라는 얘기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다음날, 가은이의 퇴출 기사가 나왔고 전속계약은 유효하다는 입장만 나왔다"고 했다.

이어 "A씨는 메이딘 활동을 계속 하고 싶었다. 우리는 아이가 상처가 받을까, 어떤 거짓말로 대응을 할까 두려웠다. 저는 우리 딸에게 영원히 죄인이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 한에 아이를 더 깊은 어둠에 밀어 넣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저라면 감당할 수 없는 4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온 내 딸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존경을 표한다. 이제는 아이를 진짜 지키고 싶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이다. 아이가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덜고,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한다. 아직도 수많은 아이가 이런 불만을 감내할 것 같다. 이런 사람은 업계에서 퇴출돼야 하고,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스포츠조선DB
A씨 변호사는 "4월 관할 경찰서인 강남 경찰서에 이용학 대표에 대해 고소했다. 이 대표는 현재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앞두고 있다. 이 사건 핵심은 이른바 아청법(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아이돌 청소년 멤버를 피의자가 성추행한 것이다. 피의자는 여러 번 인정하고 사과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걸그룹으로 활동을 이어갈 마음을 이용해, 이제 와서 범행을 부인하고,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유정 전 143엔터 A&R팀장은 피해 상황 관련해 증언자로 이날 기자회견에 섰다. "2021년부터 143엔터에서 A&R 업무를 했다"는 허 전 팀장은 "피해자와 가족의 요청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곡 관련 소통 말고는 이용학 대표와 큰 얘기를 나누지 않아서 이런 대표인 줄 몰랐다. 멤버들은 '대표님이 특정 멤버만 이뻐한다'고 했다. 대표가 아이들 사이를 이간질 하는 상황이 있었다. 한 번은 멤버 어머니가 차별에 대해 호소했고, 대표는 오해였다고 사과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대표의 행동은 멤버들을 서로 경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가급적 저를 거쳐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또 "회사에 소속돼 근무하다 보니, 이용학 대표의 금전적 문제를 많이 들었다. 트레이너 급여가 밀리기도 하고, 직원 월급이 전부 밀리기도 했다. 그런데 특정 멤버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한 것을 보고, 신뢰를 잃어서 퇴사했다. A씨가 물의를 일으켰다는 방송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이용학 대표는 여러 학부모에게 억 단위 돈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이날 취재진에 배포한 서류로 당시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A씨 측은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A에 사소한 트집을 잡아, 팀에서 탈퇴시키겠다고 위협하며 강제추행을 했다. 이 대표가 문제 삼은 것은 사건이 일어나기 3주 전, A가 일본 콘서트 첫 날, 같은 방을 쓰는 일본인 멤버와 그의 친구 3명, 그리고 평소에 일본어 학습에 도움을 주었던 일본인 친구까지 총 6명과 숙소에서 짧은 모임을 가졌다는 것이다. A는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대표는 A의 해명을 전혀 듣지 않았다. 3시간 동안 이어진 폭언과 위협에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고, '이번 활동까지만 마치게 해 달라, 소원이다'라는 했다. 그러자 대표는 그 소원을 들어줄 테니 내 소원도 들어달라며 강제 추행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의 부모는 그날 밤 대표를 찾아가서 가해 사실을 인정하는 각서를 받으며, 활동에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과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약속받았다. 또한 다른 멤버의 부모들이 모인 앞에서도 대표는 자신이 A에게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업무에서 물러나 앞으로 멤버들과 접촉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대표는 A를 팀에서 탈퇴시키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 "A씨가 큰 충격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으로 해당 내용이 보도됐다. 피해 상황을 이야기하는 A의 음성이 A의 동의 없이 방송으로 보도됐다. 또 해당 보도에서 사건의 시작이 남자친구를 숙소에 데려온 것이라고 나와, A에게도 잘못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가 왜곡됐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사건이 공론화되자 대표는 성추행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회사의 입장문을 내기 위해, A의 부모에게 이에 대한 동의와, 해당 입장문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를 것을 요구했다. 그룹으로 활동 하기를 원했던 A 측은 이를 마지못해 협조했다. 전속계약의 수정에 대한 협의도 진행됐다. 그러나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표의 가해 사실을 부정하는 A의 입장문까지 요구했고, A로서는 이를 결코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거부했다. A의 부모는 마지막으로 대표와의 합의를 시도하였으나, 대표는 거부하였고, 이후 일방적으로 A가 그룹에서 탈퇴하였다고 공지했다. 이후 언론 보도에 의해 A의 전속계약은 유지 중이라는 회사의 입장이 확인됐다"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법률대리인을 통해서 대표의 강제 추행으로 더 이상의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17일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담은 통고서를 발송하였으나, 대표 측은 '팀에서 강제퇴출될 위기'에 몰린 A의 제안으로 '신체적인 접촉이 유발'됐고 주장하며, 성추행을 부정하고 있다. 오히려 A가 '지난 행동들을 깊이 반성'하면 솔로 활동이나 다른 팀 결합이 가능하다고 하는 황당한 말을 하 고 있다. 또한 '강제추행을 전제로 분란을 계속 야기'한다면 전속계약 위반에 대한 위약금과 손해 배상 등을 할 것이라는 위협도 가해왔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주장한 문제점에서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A씨 측은 '신체적인 접촉을 피해자가 유발했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A는 평소에도 대표로부터 성적인 위해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며 "평소에 대표는 A에게 소원 새겨나고 물으면서 서로 소원을 들어주지로 이야기를 자주 했다. 정작 대표는 무슨 소원이지를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A는 이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A부모는 A에게 '이상한 소원이면 녹음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바가 있다. 그리고 사건 당일, A는 친구에게 다급히 추행과 관련한 증거를 전달하면서 자신이 위험한 일을 겪고 있다고 알린 바가 있다"며 맞섰다.

또 '어떠한 성적 접촉도 없었다'는 이 대표 주장에는 이 대표가 A 부모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멤버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죄송하다'며 말한 녹취록이 있다고 했다.

이에 다른 멤버들에 대한 피해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오자 A씨 측은 "다른 멤버들에 대한 피해는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A씨가 메이딘은 탈퇴했지만, 143엔터와 여전히 전속계약이 유효한 것에는 "전속계약 해지에 대해 회사 측이 왜 그런지는 저도 묻고 싶은 부분이다. 가처분 신청이나 여러 절차로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회사 측이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다"고 했다.

'사건반장'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사실인 것처럼, 피해자 증언을 동의 없이 내보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제기하는 절차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A씨 부모가 이 대표에게 요구했다는 합의금 관련해서는 "저희가 이 대표에게 보냈던 내용증명의 회신이 '피해자 부모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희도 부득이하게 다 공유한 것이다. 어머니께서 발언하셨지만, 처음에는 '대표만 물러나라'가 A씨 측의 요구사항 전부였다. 이것조차 지켜지지 않아, 마지막의 마지막에 보냈던 내용이다"고 전했다.

또 증언을 한 허 전 팀장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허유정 님이 당사자로부터 증언을 받은 것을 토대로 말한 것이다. 해당 내용 모두가 143엔터 내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 대표가 업계 있으면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