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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 양학선(25·수원시청)이 1년2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3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마루훈련중 오른 발목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이 있었다.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딴 양학선에게 2연패의 꿈은 절실했다. 이를 악물고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년2개월만에 올시즌 첫 대회인 전국종별체조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에 잇달아 나섰다.
오랜만에 나선 대회의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양학선은 "큰 부담은 없었다. 1차 선발전이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했다"고 답했다. "이번에 대표팀에 못들어가면 2차 선발전에서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뛰었다"고 했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대학생 어린 후배들이 실수를 많이 하면서 생각보다 순위는 높지만, 점수는 썩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했다.
'3초의 미학' 도마 종목은 순간적이고 절대적인 스피드와 파워를 필요로 하는 종목이다. 체조인들과 의료진들의 우려대로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은 다른 부위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오른쪽 햄스트링, 왼발목 아킬레스건,에도 무리가 왔다. 양학선은 "선수는 다치면 안된다. 지난해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내 몸은 내가 스스로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양학선은 대한민국 최초의 체조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에서 유일한 기술을 보유한 선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 2013년 카잔유니버시아드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도 세계 1등을 놓치지 않은 독보적인 선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햄스트링 부상 이후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잇달아 부상 악재가 닥치며 슬럼프를 겪었다. 양학선의 부진은 한국 체조의 고전으로 이어졌다.
양학선의 기술력은 여전하다. 문제는 이제 베테랑 선수가 된 양학선의 체력과 부상관리다. 북한의 리세광이 서른 이후까지 건재하듯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2018년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보호가 절실하다.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양학선은 "단기적으로는 아시안게임, 장기적으로는 올림픽 메달"이라고 답했다. 내년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부활할 뜻을 분명히 했다. "양학선과 양학선2 기술은 같은 '비틀기' 계열의 기술이라 올시즌부터는 함께 쓰지 못한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양?선' 기술 하나로는 부족하다. 1-2차 시기를 모두 난도 6.0 기술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비장의 신기술을 계발할 예정이다.
주영삼 대한체조협회 경기력 향상 위원장은 "(양)학선이가 오랜만에 복귀 무대의 부담감에도 자신의 것을 잘해줬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개인종합 성적순으로 6위에 올랐다. 도쿄올림픽까지 가야 할 선수다. 입촌 후 컨디션 조절을 잘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자체조 대표 1차 선발전에서는 리우올림픽 국가대표이자 올라운드 에이스 박민수(전북도청)가 주종목인 링(14.000점)과 철봉(13.850)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총점 82.300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준호(한체대)가 78.950점으로 2위, 윤진성(포스코건설)이 78.800점으로 3위에 올랐다. 7월 2차 선발전에서 8월 유니버시아드, 10월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대표선수를 최종 선발한다.
여자 체조대표 1차 선발전에서는 김주리(광주체고)가 개인종합 47.275점으로 1위에 올랐다. 겨우 6명이 참가한 선발전은 엘리트 스포츠, 기초종목 저변이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를 실감케한 장면이었다. 1위 김주리와 함께 2~4위에 오른 양세미(남녕고, 46.325점), 성가은(대구체고, 45.325점), 이은주(강원체고, 44.075점) 등 4명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남자 국가대표(14명)
박민수(전북도청) 이준호(한체대) 윤진성(포스코건설) 배가람(수원시청) 조영광(서울시청) 양학선(수원시청) 전요섭(전북도청, 이상 성적순) 임창도(한양대) 이정효(경희대) 최규범(한체대) 이재성(한체대) 문규용(한체대) 이원석(한체대) 김한솔(한체대, 이상 추천)
▶여자 국가대표(4명)
김주리(광주체고) 양세미(남녕고), 성가은(대구체고), 이은주(강원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