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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취는 내 손에 달려있지 않은 문제다."
이쯤되면 스스로 물러나는게 답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런 용기도 없었다.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더 문제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그의 손 아래서 승점 자판기로 전락했다. 한번 더 기회를 줬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경질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사퇴 대신 공을 대한축구협회에 돌렸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가 상당히 아쉽다. 의욕을 갖고, 희망을 갖고 기대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 질문 받기에 앞서, 거취 질문이 나올 것 같은데,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했다.
물론 "홍정호가 선발로 뛰기로 돼 있었고, 손흥민이 부상했는데, 경기 결과에 영향을 받았으나, 핑계삼지는 않겠다. 선발, 전술 모두 감독이 결정하는 일이다. 오늘의 결과는 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작 진짜 책임을 지지는 않았다. 그는 이전 중동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때도 그랬다. 책임 대신 핑계를 이어갔다. 달라진 것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민낯이 한꺼풀 더 벗겨졌을 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