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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아무리 봐도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야구는 '스몰볼'에 가깝다. 작전을 많이 걸고, 투수 교체도 반 박자 빠르다. 특히 수비 시프트를 자주 과감하게 쓰면서 주목받고 있다.
시프트(shift)는 보통 타구의 방향을 예측해 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정상 범위 밖으로 옮기는 걸 말한다. 아웃 확률을 높이자는 것인데, 풍부한 데이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또한 투수도 야수들의 움직임을 감안해 볼배합을 짜고 코너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선수들의 적응력이 관건이다.
수베로 감독은 "올시즌 시프트를 적극 사용할 것"이라며 "선수들의 적응도는 80~90% 정도다. 이제는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는 상태다. 잘못된 부분은 모니터링을 통해 조정하면 된다"고 했다. 이날 KT전에서 시프트가 어느 정도 성공했는 지 알 수 없으나, 야수들이 생각대로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수베로 감독은 1점차 승부라고 여겨지자 7회와 9회 공격에서는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곧바로 번트 지시를 내려 1사 2루로 득점권을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필요하면 번트 작전을 언제든 펼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한화는 선수들 평균 연령이 25.6세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어리다. 지난 시즌 후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나갔고, 새롭게 영입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데리고 단기간 효과를 내기 위해선 감독의 간섭이 많을 수밖에 없다. 수베로 감독은 그게 리빌딩 과정이라고 여긴다.
이전 외국인 감독들은 대부분 선이 굵은 야구를 추구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인 2008~2010년, 3시즌 합계 팀 홈런과 팀 타율이 1위였다. SSG 랜더스는 2017년과 2018년 트레이 힐만 감독의 지휘 아래 각각 234홈런, 233홈런으로 한 시즌 팀 최다홈런 1,2위 기록을 세웠다. 선수들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보면 수베로 감독의 색깔은 한화의 방향성과 닮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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