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하이라이트 보면 맞는 장면이 더 많이 나오잖아요."
4-2 리드 상황에서 양의지-양석환-로하스로 이어지는 두산의 중심타자를 상대했다.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구승민은 양석환과 로하스를 모두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7회 최준용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구승민은 홀드를 챙겼다. 구승민의 개인 100번째 홀드 기록. 롯데 '원클럽' 선수 최초의 100홀드 기록이다. KBO리그에서는 역대 15번째 기록.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를 앞둔 구승민은 "2년 만인 거 같다. 중간 투수가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구승민은 "사실 중간 투수는 눈에 띄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거 같다.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것도 잘 막아서 나오기 보다는 타자에게 맞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적게 눈에 띄는 게 오히려 잘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
|
|
방송 인터뷰를 마치자 롯데 선수들은 물병에 물을 가득 담아 구승민의 머리에 쏟아부으며 축하해줬다.
인터뷰 막바지 눈치를 채고 도망가려고 했지만, 선수들에게 잡혀 흠뻑 젖어야만 했다. 구승민은 "처음에는 할 줄 알았는데 윌커슨을 해서 안할 줄 알았다"라며 "너무 젖었지만, 축하해줘서 행복한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구승민은 이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그 상황에 계속 써주시고 내보내주신 감독님, 코치님 타자 형들 또 후배들 투수들이 그 상황을 만들어줬다. 나 혼자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의미있다"라며 "무엇보다 롯데라는 한 팀에서 할 수 있어서 더 영광이다. 그동안 한 명도 없었다고 하는데 '꾸준히 한 팀에서 잘할 수 있었구나' 생각에 더 와닿는 거 같다. 앞으로 어린 친구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홀드를 묻는 질문에는 100번째 홀드를 꼽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지금 이 순간'이기 때문. 구승민은 "사실 홀드 순간이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나 하나 하다보니 쌓인 거고 몇 번째 홀드 이런 걸 생각하지는 않았다"라며 "4년 연속 20홀드 기록도 어느 순간 하다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밟지 못지 못한 포스트시즌 마운드는 그에게 꿈이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안해봤던 만큼 누구보다 더 원하고 있다. 큰 경기에서 던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연패 탈출로 다시 한 번 팀이 반등 발판은 마련한 가운데 구승민은 "(후반기도) 다 똑같은 거 같다. 투수들이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던지고 있다. 지고 이기는 건 하늘이 정해준다고 생각한다. 점점 컨디션도 올라오니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