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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3주차에 접어든 올 시즌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의 3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 확실한 5강팀으로 꼽혔던 T1과 KT롤스터가 기대 이하의 출발을 보이고 있고. BNK 피어엑스와 농심 레드포스, OK저축은행 브리온 등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이 힘을 내며 중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라인 스와프 패치가 이뤄지고 피어리스 드래프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라인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거나 챔피언 활용폭이 넓은 팀들이 강세가 이어지는 등 지난해와는 다른 변수가 발생하면서 순위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강 구도, 굳어질까
지난해 LCK 서머 시즌에서 한화생명에 우승을 내주며 LCK 최초의 5연패 도전에 실패한 젠지가 3주차까지 6전 전승을 거두며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젠지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킥오프 대회로 열린 LCK컵에서 다소 불안한 전력으로 역시 한화생명에 우승을 내줬지만, 이를 발판삼아 완벽한 팀워크로 선두를 질주중이다.
기존 멤버인 김기인, 김건부, 정지훈 등 상체 3인방의 라인전 강점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에 복귀한 베테랑 '룰러' 박재혁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새롭게 영입한 '듀로' 주민규가 완전하게 팀 플레이에 적응하면서 우승후보 1순위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막 경기에서 한화생명에 2대0의 완승을 거두는 등 현재 2~7위를 달리는 팀들을 모두 꺾는 기세를 보여주고 있어, 1라운드에서 9전 전승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LCK컵과 이어진 국제대회 퍼스트 스탠드의 초대 우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기세로 시즌 개막을 맞은 한화생명은 젠지에 다소 무기력하게 패했지만 이후 T1전 2대0 승리 등 5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불안감을 확실히 잠재웠다. 또 한화생명 미드 라이너인 '제카' 김건우는 개막 2주차에 LCK컵부터 바텀 라이너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골드킹에 등극할 정도로 우승 메이커로서의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LCK컵에서 전승을 달리다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생명과 젠지에 패했던 디플러스 역시 젠지에 1대2로 패한 경기를 제외하곤 전승을 기록중이다. 디플러스는 25일 T1에 이어 27일 한화생명을 연달아 만나며 확실한 3강 구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달라진 중위권 판도, T1의 반전은 언제
영원한 우승후보라 할 수 있는 T1의 초반 부진은 다소 뜻밖이라 할 수 있다.
T1은 젠지와 한화생명에 패한데 이어, 지난 18일 BNK전에서 1대2로 역전패를 당하며 3승3패로 중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시즌 롤드컵 2연패 이후 '제우스' 최우제가 한화생명으로 이적하면서 전력이 다소 하락했지만 LCK컵에서 그룹 스테이지 1위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재정비를 한 상황이었다.
실력적인 것보다는 원딜러 포지션에 기존 멤버인 '구마유시' 이민형과 신예 '스매시' 신금재의 경기 기용을 두고 팀과 팬들이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심리적인 요인이 선수들뿐 아니라 경기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NK전의 경우에도 신금재가 2세트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3세트에 이민형을 기용했지만 결국 패하게 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팬들의 비난이 다시 불거지는 등 이전에 e스포츠에서 보기 힘든 갈등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날 경기 후 김정균 T1 감독은 "티어 정리와 함께 어느 선수가 나서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게 중요하다"며 조만간 반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지난해 스프링과 서머 시즌에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며 중위권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KT도 20일 현재 2승4패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BNK는 지난 16일 젠지전에서 1세트를 따내며 선전한데 이어, T1을 역전승으로 잡아내며 올 시즌 중위권 안착을 노리고 있다. 농심 역시 상위권팀들에겐 모두 패했지만, 하위권팀들을 확실히 잡아내며 3승3패로 5할 승률을 기록중이다. OK저축은행 역시 지난 17일 KT를 꺾으며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