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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는 K리그 타 팀들보다 새 시즌 준비를 늦게 시작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2주 정도 시즌 준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전북은 리그 준비 리듬이 깨진 상태였다. 그 사이 올 시즌 ACL 출전권 박탈이라는 충격적 결과도 받아들여야 했다. 심리적 충격이 컸다. 최 감독은 "몇 년 만에 리그만 준비하게 됐는데 리듬도 깨졌고 정신적인 충격에 어수선했다. 그러나 고맙게도 실망했던 선수들이 금세 회복했다. 선수들도 새롭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복은 마쳤다. 전북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K리그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은 '수비 조직력'이다. 이번 시즌 전북은 포백 수비라인의 얼굴이 전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새로 영입된 김진수와 이 용이 양쪽 풀백을 맡고 중앙 수비는 울산에서 둥지를 옮긴 이재성과 신인 김민재가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공격력보다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수비력도 이젠 물 샐 틈 없어 보인다. 다만 장단점이 존재한다. 수비라인은 타 포지션보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번에 확 바뀐 수비라인이 적응하는데 까지는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ACL 2연패의 목표는 사라졌지만 또 다른 지향점이 있어야 동기부여가 된다. 당연히 전북은 '더블(한 시즌 K리그와 FA컵 동시 우승)' 달성으로 잡아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목표를 더 할 수 있다. 지난해 작성한 K리그 최다 무패 기록 경신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지난해 좀처럼 깰 수 없는 기록을 세운건 맞다. 그러나 기록을 의식하다 보니 전북답지 못하게 뒷걸음질 친 경기가 나왔다. 선수들에게도 큰 공부였을 것이다. 그래서 숫자에 연연한 목표는 세우지 않으려 한다."
지난 20일 목포 전훈을 떠난 전북에는 부상자가 한 명도 없다. 최 감독은 지난 10년간 자신이 만든 전북만의 시스템을 올 시즌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바로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팀이다. 최 감독은 "우승할 때 보면 내가 앞장서서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을 많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뒤로 물러섰다. 이제는 선수들이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 부분이 팀에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