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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 때 아닌 '핑크빛 기류'가 흐르고 있다.
언제나 함께다. 대표팀 소집 기간 내내 한 방을 쓰고 있다. '결전지' 전주에서도 마찬가지다. 딱 붙어있다.
뜻 깊은 순간도 맞이했다. 전주에 입성한 16일, 이날은 정태욱의 생일이었다. 파티는 조촐했다. 케이크 촛불을 끄고, 얼굴에 맞힌 뒤 끝. 정태욱도 큰 기대 없었다. 하루하루가 전쟁인 선수 생활, 그것도 월드컵을 코 앞에 둔 시점에 생일 파티는 사치에 불과했다.
밝은 미소로 나온 이상민, 그의 손엔 즉석 미역국이 들려있었다. 정태욱을 위한 선물이었다. 정태욱은 "아무래도 선수 생활하면서 미역국 먹을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며 "나를 불러서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니 미역국을 만들어서 가져왔다. 정말 감동이었다"고 했다. 이어 "바깥에서 먹다가 들고 들어가서 먹었다. 울지는 않았지만 진짜 고마웠다"고 했다. 정태욱의 큰 눈망울이 붉게 젖어있었다.
감동적인 이야기다. 한데 쉽사리 와닿지 않는다. 일반적인 그림은 아니다. 특히 남자끼리는 더 그렇다. 정태욱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 그래도 뽀뽀는 안 했어요!" 참고로 취재진 중 그 누구도 '뽀뽀'를 언급하지 않았다.
훈련 때도 함께였다. 2인 1조로 묶어 스트레칭을 했다. 파트너는 무작위로 구성했다. 역시 이상민과 정태욱이 붙어있었다. 즐거워 보였다. 두 '절친'이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동반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전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