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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윙플레이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있다. 서정원(현 수원 삼성 감독) 정재권(현 한양대 감독) 고정운(현 해설위원)이다. 1990년대를 장식했던 '스피드스터'들이었다. 이들이 공을 잡으면 '뭔가 하겠지'라는 기대가 생겼다. 최소한 보는 맛이라도 있었다. 죽기 살기로 내달리니 박진감이 있었다.
계보는 최태욱(서울 이랜드 U-15팀 감독) 이천수(현 해설위원)로 이어졌다. 넓게 보면 박지성도 여기에 들어간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설기현(현 A대표팀 코치)도 측면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국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피드스터, 그리고 윙플레이. 시간이 가면서 차츰 희미해졌다. 일명 '티키타카'로 불리는 짧은 패스 축구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빠르고 터프한 윙어보다는 기술적인 선수들이 주목 받았다.
나름의 장단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A대표팀 플레이는 많은 축구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승패를 떠난 이야기다. 이겨도 답답한 경기가 많았다. 속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플레이가 없다.
그래서 떠오른 게 황일수(30·제주)다. 황일수는 슈틸리케호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8차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첫 발탁이다.
K리그에서 황일수의 스피드를 따라올 선수는 없다. 1m73-72kg의 크진 않은 체구지만 힘이 좋다. 슈팅력도 갖췄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한다.
끊어진 A대표팀 스피드스터 계보를 이을 황일수. 분위기는 좋다. 황일수는 해외파-국내파 대결로 진행된 A대표팀 자체 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빠르다고 듣긴 했는데 실제 붙어보니 더 빠르다." A대표팀 동료들의 증언이다. 황일수는 "카타르전 출전 기회가 온다면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