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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 축구는 기적을 쐈다. 홈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당시 한국의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은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외국인 감독'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실제로 한국은 히딩크 감독이 물러난 뒤 연달아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하며 다시 한 번 기적을 꿈꿨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 정도가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토고를 2대1로 누르며 사상 첫 원정 승리를 안겼다.
외국인 사령탑 잔혹사는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포르투갈)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딩크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코엘류 감독은 2003년 아시안컵에서 베트남과 오만에 연달아 패하며 충격을 안겼다. 이후에도 '최약체' 몰디브와 0대0 무승부를 거두는 등 부진을 거듭한 끝에 계약기간(18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1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코엘류 감독의 빈자리는 네덜란드 출신 조 본프레레 사령탑이 채웠다. 본프레레 감독은 2005년 동아시안컵에서 최하위(2무1패) 수모를 당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2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도 '경기력 논란'을 잠재울 수 없었다. 결과는 이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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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 베어벡 감독(네덜란드)도 아쉬움을 남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코치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A대표팀 사령탑까지 맡았다. 하지만 2006년 아시안컵 6경기에서 단 3골을 넣는데 그치며 공격력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막내린 외국인 감독 시대. 그 문이 다시 열린 것은 2014년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린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독일)을 선임하며 7년 만에 외국인 감독 시대를 열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전승으로 통과하며 한때 '갓(GOD)틸리케'라고 불렸다.
기류가 바뀌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시작과 동시에 높은 파도가 휘몰아쳤다. 경기력과 결과는 물론이고 리더십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는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0대1 패배, '슈팅영개'란 냉소로 전락했다. 특히 경기 뒤 "우리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각종 이슈로 뒤숭숭했던 슈틸리케호는 3월 중국(0대1), 6월 카타르(2대3)와의 경기에서 연달아 참패하며 결국 막을 내렸다. 외국인 감독의 잔혹사도 하나 더 늘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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