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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과 안주 기로에 선 KOVO, 조원태 총재 추진력에 달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7-03 21:49



발전이냐, 안주냐. 기로에 선 한국 프로배구다.

2005년 태동한 한국 프로배구는 흥행과 인기의 정점을 찍어 '동계 스포츠의 꽃'으로 활짝 폈다. 세계 배구 시장에서도 안정된 임금 지불과 유럽 못지 않은 배구 환경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선호하는 리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안주'라는 그림자도 도사리고 있다. 여전히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구단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성적 지상주의와 기업 이기주의에 빠져 더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신사업과 새로운 콘텐츠 생산에 인색한 점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 동안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이유 중에는 한국배구연맹(KOVO) 전 집행부가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지 못했던 탓도 있다. 추진을 위한 동력이 약하다 보니 프로배구 발전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소멸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위기감보다 기대감이 부푼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41)가 제6대 KOVO 총재로 취임했다. 조 총재는 3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추진력 있는 공약으로 프로배구 발전을 약속했다. 조 총재는 ▶V리그 남자부 8개 팀 창단 ▶다양한 스폰서십 유치로 재정 건전성 마련 ▶프로배구 유소년 선수 육성 강화 ▶심판교육 강화 및 우수심판 육성 ▶2020년 도쿄올림픽 선전 위한 대한민국배구협회와의 긴밀한 소통 등이 담긴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조 총재는 "배구에 대해서는 많이 모른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제로베이스에서 배워가겠다는 의미가 포함된 말이다. 조 총재는 배구를 모르지 않는다. 올해 1월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뒤 당연직 배구단 구단주가 되면서 배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신임 총재로 추대된 뒤에는 KOVO 규정집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읽고 있다는 것이 대한항공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 총재는 "프로배구는 인기가 점점 향상되고 있다. 이에 맞게 한국배구도 발을 맞춰가야 한다"고 밝혔다. 첫 걸음은 규정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총재는 "남자부 8구단 창단도 V리그에서는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국제적 트렌드에 맞게 리그를 변화시켜나가는 것이다. 국제무대에 나가서도 경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정과 원칙을 수정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추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강한 도전 정신이 그를 배구판으로 이끌었다. 조 총재는 "대한항공 구단주가 되면서도 경기에 대해 너무 몰랐는데 경기장을 가면서 관심이 생겼다. 배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갑자기 총재 제의를 받고 망설였다. 그런데 저희 팀도 있고, 저도 배구에 흥미가 생기면서 '내가 한 번 해봐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프로배구의 인기는 올라가고 있는데 대표팀은 국제대회 성적이 저조하다. 배구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다. 프로연맹을 맡고 있지만 대표팀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유소년시스템 마련과 2군 리그 제도 창설에 대해선 "프로배구가 앞으로도 발전을 하려면 필요한 부분이다. 제게는 정해진 임기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겠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조 총재는 어깨에 짊어질 짐이 하나 더 있다. KOVO 총재이지만 수년째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의 보이지 않는 수장 역할도 해야 한다.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어차피 구단 소속이기 때문에 미리 KOVO 차원에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협회와의 관계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조 총재는 "협회와 연맹사이에 원만하게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로에 선 프로배구 발전 여부. 신임 조 총재의 강력한 추진력에 달려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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