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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탄-염기훈의 투맨쇼, 축구는 에이스놀음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7-19 21:23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전남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최근 3연승을 달리는 수원과 7경기 무패행진(2승5무)의 전남, 뜨거운 두 팀의 대결이었지만 관심은 팀이 아닌 개인에게 쏠렸다.

수원의 조나탄과 전남의 자일은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두 공격수는 나란히 13골로 양동현(포항)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꾸준히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자일이 한발 앞서는 듯 하던 득점왕 경쟁은 조나탄이 최근 2경기 연속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염기훈(수원)과 김영욱(전남)은 도움왕을 두고 치열한 전쟁 중이다. 신구 대결을 펼치고 있는 염기훈과 김영욱은 7개의 도움을 올리며 도움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 공격수로 변신한 염기훈은 특유의 왼발이 여전히 날카로우며, 김영욱은 자일, 페체신 등 막강 외인의 힘을 앞세워 도움 갯수를 늘리고 있다.

득점과 도움 개인타이틀의 향방이 걸린 대결인만큼 취재진도 대거 모였다. 하지만 조나탄 대 자일, 염기훈 대 김영욱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조나탄과 염기훈을 모두 베스트11에 넣은 서정원 수원 감독과 달리 노상래 전남 감독은 자일과 김영욱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유가 있었다. 부상 때문이다. 노 감독은 "자일이 전날 체했다. 새벽에 병원까지 갔다. 일단 오전에 보고를 받기로는 뛸 컨디션이 아니라고 하더라. 일단 자일은 오늘 머릿속에 없다"고 했다. 김영욱에 대해서도 "영욱이는 지난 대구전에서 타박상을 입었다.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해서 명단에 넣었는데 아무래도 컨트롤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 감독은 자일과 김영욱 두 핵심이 빠졌음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 감독은 "그래도 자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두 선수가 제외된 것이 경기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서 감독은 "경험상 이런 경기가 더 힘들다. 준비한 것을 수정해야 하고, 대신 투입된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축구는 변수가 많다. 이런 의외성이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서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전남은 전반 26분 안용우의 크로스를 받은 페체신이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수원에는 염기훈이 있었다. 도움은 아니었지만 더 달콤한 득점포를 가동했다. 염기훈은 전반 42분 전매특허 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59골째(95도움)에 성공한 염기훈은 K리그 통산 5번째 60-60클럽 가입에 1골만을 남겨두게 됐다. 후반에는 조나탄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전반 영점을 조절한 조나탄은 후반 들어 전남 골문에 맹폭을 가했다. 전반 20분 환상적인 트래핑 후 발리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은 조나탄은 5분 뒤에는 김민우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쐐기골을 넣었다. 40분에는 환상적인 시저스킥까지 성공시키며 기어코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3경기 연속 멀티골을 성공시킨 조나탄은 16호골로 자일이 보는 앞에서 득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9경기에서 13골을 넣는 엄청난 몰아치기다. 전남은 확실히 자일의 공백이 커보였다. 김영욱이 후반 투입됐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원은 4대1 완승을 거두며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축구팬들이 기대한 맞대결은 펼쳐지지 않았지만, 조나탄과 염기훈은 차원이 다른 기량과 존재감을 과시했다. 확실히 축구는 에이스 놀음이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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