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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태극마크' 권경원 "월드컵 진출만 생각하느라 정신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21 15:35


신태용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 권경원, 김주영, 이재성이 21일 오후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열린 소집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이후 내달 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최종예선 최종전을 위한 원정길에 오른다.
파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8.21/

"월드컵 진출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국 축구가 위기인 상황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권경원(25·톈진 콴진)의 표정은 비장했다.

'소방수'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 소집됐다. 조기소집이 허용된 K리거 11명과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빠진 중국파 4명 그리고 중동 카타르리그에서 활약하는 남태희(알두하일SC) 등 최종명단 26명 중 16명이 얼굴을 드러냈다.

이날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주인공은 두 명이 있었다. 권경원과 김민재(21·전북)였다. 권경원은 "묵묵하게 경기장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내 장점이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선발된 것 같다. 대표팀에 선발 됐을 때 너무 기뻤지만 남은 두 경기 결과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기쁨은 잠시 접어뒀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 상황이라 심경이 복잡하다.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경기에 나와서 경기력이 좋을 때 뽑혀서 자신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은퇴하기 전까지 열심히 하다 보면 한 번쯤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준비할 수 있는 기간 생겼기에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유스 출신인 권경원은 2015년 전북의 두바이 전지훈련 때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흘리 관계자의 눈에 띄어 영입됐다. 당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베스트 11에 선정될 정도로 빠르게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권경원의 몸값은 폭등했다. 파비오 카나바로 감독이 권경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적료가 1100만달러(약 130억원)까지 뛰었다. 2015년 손흥민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때 기록한 이적료 3000만유로(약 380억원)에 이어 한국 선수로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권경원은 "UAE에 갈 때부터 나한테 말이 안되는 일 벌어졌다. 항상 열심히 해야 운도 따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경원에게 태극마크는 남의 일처럼 보였다. 권경원은 "그만큼 조용히 축구해서 그런 것 같다. 관심 받을 수준 아니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권경원의 경험은 신태용호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이란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권경원이 대체자로 떠오르고 있다. 권경원은 "남은 2연전이 중요하다. 월드컵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그것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ACL을 뛰면서 형들을 상대 해봤는데 부족한 점 느꼈다. 그래도 외국에서 한 경험은 무시 못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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