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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이란전 직후 예기치 않은 설화에 휩싸였다.
김영권은 경기 후 자신의 인터뷰가 논란이 된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수간에 소통이 잘 안된 이유를 설명하려던 것이었는데, 자책하는 말이 본의 아니게 고마운 관중을 탓하는 말로 와전됐다. 상암벌을 가득 메워준 6만 홈 팬들의 마음에 상처가 됐다는 점, 자신의 평소 진심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실언했다는 점에 괴로워하며 밤새 잠을 설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한숨도 못자더라.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며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현장에서 본 김영권은 대단히 반듯하고 성실한 선수다. 헌신과 감사를 아는 선수다. 신태용호의 첫 '캡틴' 완장을 찬 이유가 있다. 홍명보호, 슈틸리케호, 신태용호에서 줄곧 중용돼온 이유는 분명하다. 광저우 헝다에서 주전 수비수로 살아남은, 대한민국 센터백의 계보를 잇는 선수다. 무엇보다 러시아월드컵행이 절실한 '선수'다.
무엇보다 신태용호의 러시아월드컵 도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6일 자정, 우즈벡과의 한 경기가 남았다. 러시아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우즈벡을 잡으면 무조건 본선에 진출하지만 비기거나, 질 경우 암담한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모든 실력과 지혜를 모아 하나가 돼야 할 시간이다. 우즈벡전 승리에 있어 김영권-김민재의 수비조합은 절대적이다. 신태용호 소집 후 김영권-김민재의 '센터백 조합'은 줄곧 발을 맞춰왔다. 이란전 0대0 무승부는 아쉽지만, 열흘도 채 안된 수비조합이 피지컬과 역습 능력을 지닌 이란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부분은 인정받아야 한다. 우즈벡전 무실점과 승리 역시 이들의 발끝에 달렸다.
신태용호에는 아직 한 경기가 남았다. 비난은 그때 해도 늦지 않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