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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 택배 크로스→김신욱 헤딩골' 득점공식 부활, 전북 막을 팀이 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3-07 05:00


김신욱.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최강희 전북 감독(59)은 2년 전 그토록 원하던 '고공폭격기' 김신욱(30)을 품었다. 이적료 20억원이 아깝지 않았다. 김신욱은 전북이 10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등극하는데 화룡점정이었다.

최 감독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김신욱의 탈아시아급 헤딩 능력을 더 살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크로스의 질이었다. 전북은 크로스가 좋은 팀이 아니었다. 그래서 좌우 풀백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두 명의 풀백을 얻었다. 김진수(26)와 이 용(32)이었다. 둘 중에서도 최 감독은 이 용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이 용의 활처럼 휘어져 문전으로 배달되는 '택배 크로스'는 김신욱의 헤딩 능력을 배가 시켜줄 수 있었다. 이 용과 김신욱이 2010년부터 울산에서 5년간 한솥밥을 먹을 때 '이 용 크로스→김신욱 헤딩골'은 득점공식과도 같았다. 2012년에는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 감독이 바랐던 그림은 연출되지 않았다. 이 용이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하면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년 11월 일본으로 건너가 패드(인공복벽)를 대는 수술을 받았지만 완치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독일로 건너가 두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통증은 그대로였다. 세 번째 수술 만의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 용의 몸 상태가 완벽에 가깝게 올라오자 최 감독도 올 시즌 동계훈련의 목표 중 한 가지로 '이 용 기 살리기'를 세웠다. 제대로 적중했다. 이 용이 살아나자 김신욱의 결정력까지 덩달아 살아났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톈진 취안젠과의 2018년 A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6대3으로 대승을 거뒀다. 김신욱과 이 용의 득점공식이 전북에서 부활했다. 김신욱은 전반 24분 이 용의 택배 프리킥을 수비수들 사이에서 손쉽게 헤딩으로 마무리지었다.

김신욱은 3-1로 앞선 후반 14분 네 번째 골을 신고했다. 이번에도 이 용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촉매제였다. 문전에서 김신욱이 몸으로 밀어넣었다.

김신욱은 5분 뒤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왼쪽 측면에서 이승기의 힐패스를 받은 김진수의 크로스를 수비수 뒤쪽으로 파고든 김신욱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김신욱은 지난 2012년 8월 22일 상주와의 K리그 클래식 경기 이후 6년여 만의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이것이 축구였다. 양팀 통틀어 9골이 나왔다. 이날 전주성에 모인 8900명의 관중들은 쉴새없이 터진 골잔치를 만끽했다.

'닥공'으로 몸값 5배에 달하는 톈진에 무려 6골을 폭발시킨 전북은 막을 팀이 없어보인다. ACL 3연승을 질주한 전북은 E조 3승 무패를 기록, 승점 9점으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3경기에서 터뜨린 골만 무려 14골이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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